◇양현종.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양현종(26·KIA타이거즈)의 향후 진로가 점점 미궁에 들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입단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상이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 자체도 불투명한 상태가 되고 있다.
구단은 22일 포스팅 결과를 전해듣고는 양현종에게 잔류를 권하고 있다. 그렇지만 양현종 본인은 미국 진출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고 최소한 협상은 해보자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견해 차이의 정도는 크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양현종 "협상이라도" vs. KIA "자존심 문제"
양현종과 KIA 야구단은 24일 오후 광주광역시 소재 구단 사무실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두 번째 면담을 했다. 면담은 일본에 출장 중인 허영택 단장 대신 오현표 운영실장 등이 진행했다.
양현종은 이날 만남에서도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다만 이날은 무조건 진출하겠다는 것이 아닌 협상만이라도 하자는 정도로 전과 비교해서는 상당히 누그러졌다.
KIA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어제(23일)와 비슷한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면서 "포스팅 금액은 자존심 문제다. 양현종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다. 양현종에게 신중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계약을 했을 경우 발생할 후폭풍도 감안해야 한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양현종을 팀에 계속 잔류시켜야 하는 이유가 미국으로 보내야 하는 이유보다도 훨씬 많다"면서 "양현종은 구단 사정을 잘 이해하는 좋은 선수다. 입장을 다시 정리해 오는 25일에 다시 만나려 한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에게 팀에 남아달라고 전달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KIA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전달맏은 양현종에 대한 포스팅 금액의 공개를 않고 있다. 하지만 양현종과 구단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줄 정도의 낮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에인절스? 텍사스? 미네소타?..'설'만 난무
현재 양현종이 향할 팀에 대해서는 '설'만 난무하다. 이미 거론된 팀은 최소 네 팀에 달한다.
◇양현종. (사진제공=KIA타이거즈)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동(2009년 SK·두산, 2010년 넥센)하다가 은퇴 이후로 FOX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이자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 중인 크리스 니코스키는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양현종의 최고액 응찰팀이 텍사스라고 언급했다.
니코스키는 "그동안 (포스팅 절차에서 승리하며 양현종을 데려가는 구단이) 미네소타 트윈스로 알려져 있었다"고 밝힌 후 "하지만 한국인 좌완투수 양현종의 입찰전을 승리한 구단은 텍사스"라며 "포스팅 금액은 150만 달러 수준이다. KIA가 양현종을 (메이저리그 팀에) 보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니코스키는 "아직 텍사스로부터 공식 확인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초 미국 언론은 양현종을 영입할 팀에 대해 '빅마켓 팀'으로 유명한 뉴욕 양키스와 LA 에인절스 등일 것이라 보도했다. 그렇지만 23일 미네소타 지역지인 <세인트 폴 파이오니어> 등이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은 미네소타 트윈스"라고 일제히 전했다. 미네소타가 양현종 영입의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날 니코스키가 영입 구단을 텍사스로 밝힘에 따라 양현종 행선지는 새롭게 텍사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직 시간은 많다..28일 오전 7시까지 협상 가능
이번 사안에 대해 양현종과 KIA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아직 많다. 양현종의 포스팅 수용 여부 통보 마감 시점이 오는 28일 오전 7시까지기 때문이다.
일단 KIA는 오는 25일에 3차 면담을 진행하며 늦어도 27일까지 결단을 내리려는 입장이다. 만약 KIA가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내년 양현종의 미국행은 일단 불발된다.
입장은 다르지만 적대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현재 우호적 분위기로 면담이 진행 중이다. KIA 관계자는 "구단도 양현종의 의지는 알고 있다. 양현종도 구단의 현재 입장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양현종은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끝까지 도전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시즌 KIA 선수로 29경기에 출전해서 171.1이닝을 책임지면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 165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고 '최동원 상'의 초대 수상자로 선정된 양현종. 하지만 앞날은 불투명하다.
양현종의 생애 첫 해외 도전이 어떤 형태의 결말을 맞게 될런지, 야구계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