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주인이 기관에서 외국인으로 바뀌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대거 순매수에 나서며 중소형주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들이 최근 들어 발을 빼고 있는 반면 그 자리를 외국인들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지수는 최근 급등하며 지난해 8월 21일 500선이 붕괴된 이후 처음으로 500포인트대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1월(-1199억원), 2월(-2609억원), 3월(-1849억원)을 거치면서 석달 동안 총 5657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지난 8일 현재 41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1월(2329억원), 2월(2413억원), 3월(2061억원) 총 6803억원가량을 순매수했던 기관은 4월 들어 75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하나대투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기관은 단순한 테마나 유동성을 떠나 코스닥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높은 점수를 주며 중소형주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며 “외국인의 경우에도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 코스닥 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은 정보통신(IT) 업종을 대거 순매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지난 3월만 해도 36억원가량을 순매도했던 IT 하드웨어의 경우 이달 들어 2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역시 전월에 314억원을 순매도했던 통신방송서비스 역시 이달 들어 55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종목별로는 이달 들어 메가스터디(18억2000만원)를 비롯해 디지텍시스템(15억원), CJ홈쇼핑(4억9000만원), 키움증권(3억3000만원), 셀트리온(2억7000만원), 인탑스(2억6000만원) 등을 많이 사들였고 태웅(10억9000만원), 하나투어(6억4000만원), 모두투어(4억1000만원), 토필드(2억2000만원), 알덱스(2억1000만원) 등을 많이 팔았다.
특이한 점은 외국인이 많이 사들였던 키움증권, 디지텍시스템, 메가스터디 등은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증권 이준환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대형주에 대한 실적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고 있는 대신 중소형주 중에서도 경기에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들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0일 400선을 재탈환한 뒤 연일 내달리며 9일에는 481.45로 장을 마감, 500포인트 선에 바짝 다가섰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