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한일銀 "이번엔 우리 차례"..출신두고 설왕설래

상업銀 출신 부상에 경계감..행추위, 다음달 초 후보 추천

입력 : 2014-11-27 오후 4:43:56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차기 우리은행(000030)장 선임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내부에서도 한일은행 출신이냐 상업은행 출신이냐를 놓고 기대감이 갈리고 있다.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비롯해 특정 후보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으나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 때문에 두 은행의 출신이 번갈아 가며 행장을 맡아온 관례에 기대를 거는 모습도 보인다.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 차례라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차기 우리은행장 경쟁구도는 연임에 도전하는 이순우 행장과 이광구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의 2파전 구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상업은행에 입사, 우리은행 기업금융 단장과 수석부행장 등을 거쳐 2011년부터 은행장을 맡고 있다.
 
당초 지난달까지는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 행장 선임이 본격화되면서 이광구 부행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부행장이 급부상한 배경으로는 '서금회'가 있다. 서금회는 서강금융인회의 줄임말로 서강대를 졸업한 금융인 모임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다.
 
다만 이 행장과 이 부행장은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현 은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인 만큼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에게 기회를 주는 게 옳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만들어진 우리은행은 두 은행의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하는 전통 아닌 전통이 있었다.
 
한일은행 출신인 이종휘 전 행장이 물러나면서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행장이 바통을 물려받았다. 한 관계자는 "합병 이후 두 은행의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을 맡아왔다"며 "채널(출신)간 안배를 위한 나름대로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한일은행 출신에도 '행장감'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많다. 현 수석부행장, 우리금융 민영화 전문가 등 이력이 쟁쟁한 전현직 우리은행 임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은 경북고와 영남대를 나와 한일은행에 입행해 업무지원본부와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을 지냈으며, 올해 초부터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다.
 
정화영 중국법인장도 상주고와 동국대를 졸업해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기업개선지원단장과 HR본부장, 우리금융 부사장 등을 지냈다.
 
조직 외부에서는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와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이 꼽힌다.
 
윤 전 전무는 대광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비서팀장과 영업지원본부 부행장, 우리금융 전무 등을 지냈으며 2011년 은행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휘문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후 한일은행에 입행해 런던·대방동지점장, 중소기업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업무지원본부장, 시너지추진본부장 등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합병한지 1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채널 구별은 거의 없다는 말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굳이 과거 출신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예전에 모시던 분이 오는 게 최고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고 행장 선출방식 및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일(28일) 우리은행 예비입찰 마감일이라 이날 당장 의미있는 후보군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다음달 초까지 행장 후보를 선정한뒤 12월9일 열리는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야한다. 이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12월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행장을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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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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