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 다음카카오,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인터넷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해진, 김범수, 방준혁, 이준호, 박관호씨 등 창업자 겸 대주주가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공식 직함은 이사회 의장이다.
이사회란 회사 내 최고의사결정 기관으로서 주주총회 소집, 업무집행 감독, 경영진 선임 등 권한을 갖고 있다.
좀 더 풀어보자. 대표이사와 임원이 실제 경영을 한다면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이들에 대한 감독 및 지원에 대한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창업자들이 이사회 의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본래 취지대로 감독 및 지원에 대한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일까.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앞서 언급한 창업자 모두 실제 세부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대주주로서 딱히 활동에 제동 걸 사람도 없다.
즉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갖는 게 상식적인데 이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히고 자기는 이사회 의장이라는 명분으로 외부노출을 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업계 유행처럼 퍼져 지금은 네시삼십삼분과 같은 업력이 짧은 기업도 이러한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업계 내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일종의 막후정치처럼 투명하지 않은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회사를 움직이는 사람이 노출되지 않으니 정보접근 측면에서 많은 제한이 있다.
왜 창업자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일까. 한때 ‘은둔경영자’, ‘밀실경영자’로 오해를 받았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벤처업계 선배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며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서비스와 사업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이사는 내부 경영만큼 주주관리, 투자자 미팅, 대관, 언론응대 등 외부 커뮤니케이션 업무비중이 크다. 이는 전문경영인이 더 잘 할 수 있으며 회사발전에도 더 부합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한 공식석상에서 김상헌 네이버 대표도 “회사 대표자로서 모든 법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나”라며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또다른 인터넷기업 홍보임원 역시 “(창업자가) 조금만 유명해져도 여기저기서 나오라는 이야기가 하도 많아 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창업자들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우회로를 택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갖가지 비효율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앞서 언급한 오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부적으로 “대체 리더가 누구냐”는 의구심, 이에 따른 조직분열, 대표이사가 대표이사답게 활동할 수 없는 처지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대표이사 업무를 하고 있다면 대표이사가 되는 게 맞고 이사회 의장으로서 업무를 하고 있다면 이사회 의장이 되는 게 맞지 않을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은 경영을 하고 있는 창업자가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