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개정된 국회법(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첫 시행되는 자동부의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허둥지둥하는 모습이다.
여야 양당 원내대표는 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연기하기로 하고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의장, 기재위 간사 등이 참여하는 예산안 및 예산안 부수법안 처리 관련 회동을 오전부터 진행 중이다.
이는 국회선진화법 규정에 따라 국회의장이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한 법안 중 본회의에 자동부의 된 정부안과 달리 여야가 예산안 관련 심사권한이 종료되는 지난달 30일 자정까지 의원발의 법안 및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사항을 포함한 수정동의안 형태의 대안을 제출하지 않았고, 국회법에 따라 자동부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야가 법정처리 시한 당일에서야 부랴부랴 합의·수정동의안을 내렸고 부수법안 중 가장 많은 법안을 소관하는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가 파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국회의 예산안 및 예산안 부수법안 심사권한이 종료되는 지난달 30일 여야 양당 조세소위 위원들은 조세소위 파행을 두고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합의·수정동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원내관계자는 지난 1일 "순수 예산만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가 (자동부의제의) 혜택을 제일 보게 되고, 부수법안 관련해서는 날짜가 정해져있고 (합의가) 안 되면 자동부의 되니까 여당이 유리하다"며 여당이 자동부의제를 근거로 '시간 끌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여당의 수정동의안에 대해 반대토론을 하거나 적극적으로는 표 대결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법 95조 5항에 따라 예산안 부수법안과 관련, 여야가 합의한 수정동의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기재위 여당 간사이자 조세소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윤호중 의원과 만난 뒤 "현재 야당이 합의를 안 해주면 기존 부수법안 중에서 상정을 못 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야당과 합의해서 수정동의안을 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물밑접촉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 했고 결국 예산안 처리 시한 마지막 날에 와서야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연장', '소형주택 임대사업에 대한 세액 감면', '대기업 고용창출·연구개발 비과세 감면 축소' 등에 대한 합의·수정안을 만드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예산안 처리 막판 혼선의 원인이 된 자동부의제는 올해 첫 시행되는 제도로 정의화 국회의장은 1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에서 토론하고 법사위를 통해 30일까지 잘 됐으면 좋았는데 앞으로 보완을 해가야 할 듯하다"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