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증시에 조정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무려 31.4%나 급등했다. 이번 주 상승폭만해도 3.6%에 달한다. 선전거래소의 분위기는 더 뜨거웠다. 선전종합지수는 올해들어 현재까지 무려 37.4%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시행과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연이은 호재로 중국 증시에 꾸준히 유동성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일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일일 거래대금은 8977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직전월인 2일의 6631억위안을 웃도는 것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해당한다.
중국 증시의 8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특히 활발하다. 중국 자본시장 분석 전문기관 윈드(WIND)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내 신규 주식 계좌 개설수는 37만71개로 집계됐다. 41만9947개를 기록했던 지난 2011년 3월28~4월1일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하지만 폭발적인 강세장은 조정을 예고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 증시의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지수 폭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양드롱 중국남방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의 지수 랠리는 투기적인 움직임에 의한 것"이라며 "급격하게 상승하면 폭락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의 주식 신용거래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그만큼 단타성 투기 세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증시 신용거래 잔액은 지난 2일 기준으로 8402억4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31일의 6975억900만위안과 올 초의 3445억8000만위안을 모두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WSJ는 "만일 중국 증시가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하면 투기 세력들의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게 될 전망"이라며 "이는 지수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종합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지수 랠리 끝에 폭락장이 이어졌던 지난 2008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16일 6124.04를 기록한 뒤부터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급기야 2008년 10월28일에는 1664.93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호우잉민 AJ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는 매우 뜨거운 투자 열기를 보이고 있지만, 곧 조정이라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투자자들이 조정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에버브라이트증권의 한 트레이더는 "시장 강세 분위기가 고조될 때 투자자들은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더 늦지 않게 시장에 진입하려고 서두른다"고 말했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도 중국 증시의 초강세장 조짐을 언급하며 "18개월 안에 지수가 두 배로 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