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말 서울시에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달 1일 이를 번복했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또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전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박현정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직접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서울시는 서울시향 문제와 관련한 시의 입장을 밝히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0월 중순 박현정 대표이사에 대한 탄원을 이미 접수했다.
시는 "직후부터 제보자의 신분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사실관계 조사 및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감사에 최대한 협조해나갈 것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14일 박현정 대표이사에 대한 탄원서가 정명훈 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으로부터 시장에게 전달됐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실관계 조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관계자에게 지시했다.
다음날인 15일 시향 직원들은 시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박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임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시는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돼야 하고, 조사과 또는 시민인권보호관의 조사를 통한 진위확인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16일 시향 직원들은 제보자신분 보호와 시향이미지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조사과 조사보다 서울시 차원에서 박 대표와의 대화를 통한 조용한 해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시는 사실관계 조사와 더불어 법률검토를 진행했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보자들이 요구한 해임 건은 규정상 곤란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규정상 시에는 서울시향 대표의 임명권은 있지만 해임권이 없다.
이후 박 대표는 10월 28일 사임의사를 밝히고, 시의회 일정을 고려해서 11월 중순 사임하기로 했다고 시는 전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시향 운영의 여러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시는 덧붙였다.
다음날인 29일 박 대표는 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한편 시장 면담을 요청했고 시장은 이에 응했다. 또 시는 10월 30일 직원들에게 박 대표의 사임의사를 전하고 그 시기는 11월 중순으로 예상되나 늦어지면 11월 말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1일 박 대표의 사의를 최종 확인하고자 하는 시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박 대표는 그간의 입장을 번복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지난 2일 자료를 배포해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고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인사 전횡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날 예산과 관련한 서울시의회의 참석차 의원회관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어떤 조사도 감사도 피하지 않는다"며 "모든 내용을 정리해 기자회견에서 다 밝힐 것이며 정리가 되면 법적 대응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삼성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화재 고객관리(CRM)파트장,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마케팅전략그룹장(전무),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 등을 거쳐 서울시향의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임기는 2016년 1월 31일까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