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내년 초 통화정책의 영향을 재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시행한 경기 부양책을 내년 초 재검토하겠다"며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 속도, 구성의 조정 여부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국채매입을 포함한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연내 시행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추가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국채 외에 다른 자산들의 매입 방안을 논의했다"며 국채 매입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다만 "정책위원들 모두가 양적완화 정책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며 향후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 여지를 남겨줬다. 그는 또 "양적완화 정책이 미국과 영국에서 효과적이었다"며 "효과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CB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0.05%로 동결했다.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마이너스(-) 0.20%, 0.30%로 유지됐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와 물가상승률 전망은 모두 하향조정됐다. ECB는 올해 GDP 전망을 종전의 0.9%에서 0.8%로 하향조정하고, 내년 전망도 1.6%에서 1%로 낮춰 잡았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은 종전의 0.6%에서 0.5%로 내려갔다.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는 1.1%, 1.4%에서 각각 0.7%, 1.3%로 낮아졌다.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사진=로이터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