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를 기점으로 8년 만에 공식적인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각종 거시경제 지표에서 급락세가 둔화되는 기미가 감지되고 있어 고용 부문에서도 하강곡선이 완만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15일 발표될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전체 실업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용성 연구위원은 "3월 고용지표에서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월과 3월은 계절적으로 실업률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이고 고용지표는 경기보다 1~2개월 정도 후행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다른 지표에 비해 개선 기미가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도 "최근 몇 달간 실업자 증가세와 경기 흐름, 계절성 등으로 미뤄볼 때 3월 실업자 수는 100만명 선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최근 한 강연에서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에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면 2001년 3월의 112만9천명 이후 만 8년만에 처음이다. 실업자만 놓고 보자면 2002년 카드대란을 넘어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시점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는 통상 2월에 연중 고점을 기록하고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7월에 중간 고점을 만든 뒤 다시 하향하는 흐름을 보이는 등 졸업시즌과 연동돼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73만6천명을 시작으로 11월 75만명, 12월 78만7천명, 올해 1월 84만8천명, 2월 92만4천명을 기록한 바 있다.
전월대비 증감으로 보면 지난해 11월 1만4천명을 시작으로 12월 3만7천명, 올해 1월 6만1천명, 2월 7만7천명으로 매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의 증가폭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이달에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전반적인 고용지표의 하락 국면은 여전하겠지만 급락세는 다소 둔화되는 흐름이 감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월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17만명 정도 감소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12월 1만2천명 감소로 돌아선 이후 올해 1월 -10만3천명, 2월 -14만2천명을 기록한 바 있다.
실업률은 4년여만에 4% 진입이 예상된다. 2월에 이미 3.9%를 기록했다.
KDI 김 연구위원은 "고용 상황은 추가로 악화되겠지만 낙폭은 점차 완만해지는 구간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신규취업자가 -50만명을 기록할 것이라는 식의 비관적인 전망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실업률, 취업자수 등 고용지표는 절대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장률 급락에 비해선 비교적 잘 버티고 있는 편이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고용 지표는 경기 후행성이 강한 지표라는 점에서 섣불리 개선 가능성을 논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