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골드만삭스가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신주발행에 나서기로 하면서 다른 경쟁사들로 하여금 정부 지원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압력을 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4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해 100억달러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의 주가가 올해 들어 47%나 급등한데다 1분기 실적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가 신주발행에 나서기가 용이해졌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이에 6위 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구제금융 자금을 상환함으로써 보너스, 인사 문제 등 미 정부의 규제를 떨쳐 버릴 공산이 커졌다.
샌포드 C.번스타인의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에게는 TARP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면서도 "그들에게 있어 최선의 이익이 미 경제 전체에 있어 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힌츠는 "골드만삭스의 구제자금 상환은 다른 은행들로 하여금 같은 식으로 신주발행에 나서게 해 아직은 취약한 상태인 주식시장에 물량 부담을 안길 것"이라며 "이는 자금 상환이 불가능한 은행권에는 새로운 신용 우려를 야기할 수 있고 이로써 신용시장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건스탠리는 지난 달 존 맥 모건스탠리 CEO가 TARP 자금의 즉각적인 상환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58% 뛰는 등 충분히 신주 발행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어서 골드만삭스가 먼저 움직일 경우, 모건스탠리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부 자금을 갚고 싶지만 신주 발행에 부담을 느끼는 은행들은 여전히 즐비한 상황.
미국 3위 은행인 씨티의 경우, 올해 들어서 주가가 55% 추락한데다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가치로 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다행히도 이번 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주가는 올해 들어서 32%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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