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국제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민간 싱크탱크 레바다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푸틴 정부 지지율은 7%포인트 하락한 5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번 보다 3%포인트 낮아진 85%로 집계됐다.
서방제재와 국제 유가 하락이란 악재가 동시에 터져 푸틴 정부를 불신하는 여론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 6월 고점을 찍은 뒤로 지금까지 4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70달러까지 낮아졌는데, 러시아 정부가 내년 예산을 운용하려면 브렌트유 값이 적어도 90달러 정도는 나와줘야 한다.
러시아 재정 수입의 절반이 에너지 수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유가가 너무 떨어지면 사회복지 등의 각종 예산도 깎일 수밖에 없다.
이미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처하느라 상당 규모의 자금을 소모한 상태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는 현재 약 4200억달러(470조원) 수준이다. 지난 2008년의 6000억달러(672조원)에서 급감한 수치다.
존 로우 채텀하우스 전문가는 "최근 들어 서민들의 생활고가 커지기 시작했다"며 "정치적 자유가 제한돼왔지만, 러시아인들은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며 그러한 상황을 감내해왔다"고 분석했다.
루블화 가치 하락세도 서민들의 생활고를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루블화 가치는 달러 대비로 38%나 하락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루블화 하락을 감안해 내년 1분기 동안의 물가상승률이 1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0월에 기록된 물가상승률은 8.3%다.
레바다센터의 부대표 알렉세이 그라즈단킨은 "전체적인 상황이 푸틴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높은 수준까지 오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