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민간은행에 서민금융, 정책금융을 맡기는 것은 일종의 관치금융으로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금융연구원과 글로벌금융학회 공동주최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민간은행이 정책적 목적에 따라 서민금융과 정책금융 등을 담당하는 것은 기존 서민금융기관과 정책금융기관의 영역에 대한 침범이기 때문에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금융의 경쟁적 취급은 정책금융의 남발로 이어져 돈을 빌린 사람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키고, 은행의 대손비용 급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금융당국이 기술금융 등 정책금융을 추진할 때 단순히 은행의 충성경쟁을 유도하기 보다는 기술평가기관의 육성, 전문인력 양성 등 관련 인프라 정비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연구위원은 은행산업은 규제와 리스크 산업이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고용창출 등을 위한 육성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독당국이 국내은행을 규제·리스크 산업으로만 인식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각종 규제와 감독을 시행했다"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은행업 발전이 중요하므로 육성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가가치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최근 2년 동안 크게 감소하는 등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은행산업의 부가가치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2조원을 넘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 2008년 17조8000억원, 2009년 16조9000억원 등 10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11년 25조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2년 21조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16조5000억원으로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정체된 것은 수익성 악화와 가장 큰 관련이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신용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에는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가격제한 정책도 상당히 기여했다고 서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또 "국내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된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경제 여건이지만,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각종 정책금융도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