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강국? 아직은 희망사항"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 조찬간담회

입력 : 2014-12-09 오후 2:58:57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우리나라가 'ICT 강국'을 표방하고 있지만 희망사항일 뿐 아직 실체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 조찬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의 ICT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분야 규모와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며 "중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산업 불균형과 내부 생태계 갈등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T 산업현황 진단 및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장관을 비롯한 미래부 산하 기관장, 관련 협회 단체장, 통신·언론·경영·행정·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ICT 대연합 정책자문위원 등 약 40여명이 참석했다.
 
최양희 장관은 인사말에서 "한국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며 "ICT 산업 재도약은 미래부가 실현해야 할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김성철 교수는 국내 ICT 산업에 대해 인프라·하드웨어 대비 서비스·소프트웨어 분야가 취약한 점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분야별·품목별·업체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현재 글로벌시장은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가 연합한 생태계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ICT 산업은 여전히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소수 품목과 대기업 중심의 불균형이 심각하고, ICT 투자 대비 활용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글로벌 ICT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속수무책인 점을 꼬집으며 "한국 ICT의 맹점은 실물에선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머니게임 등에 적극 나서지 못해 반쪽자리 전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익배분 등 이해관계를 둘러싼 생태계 내 갈등과 정부의 규제장치 등을 내부적 걸림돌로 꼽았다.
 
김 교수는 ICT 산업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태계 기업집단 제도'를 내놨다. 완성품 제조사와 납품사들로 구성된 생태계 집단이 일정한 기준과 운영 원칙을 충족하면 정부 차원에서 차별적인 지원을 해주자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콘텐츠 종합상사' 제도를 도입해 규모가 작고 혁신성이 부족한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공조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주파수 배정이나 콘텐츠 수익배분 등을 둘러싼 내부 갈등의 경우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700Mhz 대역 주파수는 세계적인 추세와 기술의 발전추세를 고려해 수요가 있는 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며 "다만 주파수 경매대금의 상당부분을 지상파 난시청 해소, UHD 콘텐츠 개발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지상파에 다채널 방송(MMS)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동상이몽식 힘겨루기로 시간만 소모하기보다는 각각의 실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갈등 조정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규제완화에 대한 철학을 분명히 하고 수직적 규제에서 수평적 규제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ICT 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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