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가 9일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인이 모두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나흘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기간 2015년도의 전반적인 경제 정책 가이드라인이 논의되며, 여기서 나온 주요 결정사항들이 내년 3월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표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 성장률 목표치 하향, 세부적인 개혁 추진 방향 등에 대해 논의가 오고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 쟁점은 '성장률 목표치 하향'.."7% 내외로 낮아진다"
일단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크게 주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의 공식 경제 성장률 목표치 수정이 논의될 지 여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7.5%인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치가 내년에 7% 내외로 낮아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부진한 중국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경제 성장세 둔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소우퍼홀딩스가 집계한 중국의 신규주택가격은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11월 제조업 지표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6.8%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간 중국 경제를 낙관하던 중국 내 기관들마저도 내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도 더 낮은 7%대 초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경제 성장 둔화에 기반한 '뉴노멀 시대'를 여러 차레 강조하면서 성장률 목표치 하향을 암시해왔다.
◇중국 GDP 성장률 변동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익명을 요구한 중국사회과학원(CASS)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시 주석이 성장률 목표치 하향에 대한 힌트를 내놓았다"며 "그는 중국의 현 7%대 성장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고용과 부채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목표치가 7% 밑으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성장률뿐만 아니라 물가와 통화량 목표치 역시 함께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후이용 션인완궈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악화로 중국의 내년 공식 경제 성장률 목표치가 7%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내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 역시 3.5%에서 3%로, 광의통화(M2) 증가율 목표치는 13%에서 12%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뉴노멀 시대' 정책 운용 박차
내년도 중국의 경제 정책도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방향으로 운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의 성장률 목표치 하향은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을 위해 고속 성장을 포기하고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은 '온중구진(穩中求進, 안정 속에 발전을 모색한다)'의 경제 운영 방침 아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예금보호제도 시행에 앞서 금리 자유화와 민영은행 설립 확대 등을 포함한 금융 개혁 시행 방안이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지방 정부 및 국유 기업 개혁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밖에 농촌·토지 및 의료 보험 개혁도 주요 안건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 경제가 큰 하강 압력에 직면한 만큼 필요 시 적절하게 통화 정책을 조절하는 '미세조정' 방침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리커창 총리도 지난달 "중국은 계속해서 미세조정 정책을 수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도 미세 조정책의 일환으로 일부 농촌 금융기관들에 대한 지준율을 낮춰준 데 이어 지난달 21일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팅루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대출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지준율을 낮출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도 올해와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정책으로는 조금 더 공격적인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내년에 최대 2조위안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가 부정부패 단속으로 사실상 손을 놓은 재정자금 지출을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