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우리은행(000030) 임원 인사가 중폭 교체로 끝이 나면서 이제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광구 행장 내정자의 색채가 보다 짙게 깔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9일 이광구 내정자를 최종 행장 후보로 의결했다. 이 내정자는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우리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우리은행 자회사인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FIS 우리PE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강원 우리카드 사장을 비롯해 김종완 우리FIS 사장, 허종희 우리신용정보 사장, 이경희 우리펀드서비스 사장, 최은옥 우리PE 사장, 주재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사장, 설상일 우리종합금융 사장 등 7명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민영화에 대비해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 임기를 올해 말까지로 정하면서 자회사 CEO 임기도 똑같이 맞췄다"며 "이 내정자가 취임하면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안팎에서는 이들 CEO가 연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사장단 인사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를 앞둔 상태에서 퇴임 임원을 다시 부르거나 외부 인사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강원 우리카드 사장은 2012년 우리은행 부행장을 역임하다가 퇴임했었고, 박성목 우리F&I 사장도 우리금융지주 임원을 지내다가 2008년에 퇴임했었다.
최은옥 우리PE 사장은 2012년 3월가지 우리PE 상무를 지내고 퇴임했다가 1년 반 만에 다시 돌아왔으며, 주재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이다.
금융권에선 이 내정자가 이번 자회사 인사에서 얼마나 자기 색채를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날 중폭 교체에 그친 집행부행장 인사는 이 내정자가 조직을 추스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엄연히 인사권자는 이순우 현 행장이었다.
또한 행장 선임 절차 내내 내정설 논란에 휩싸인 이 내정자가 외부 인사청탁 등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볼 수 있기도 하다. 계열사 인사는 조직의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외풍'을 막을 바람막이 약한 편이다.
한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공식 취임날까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자회사 경영진 인사 구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우리은행 집행부행장 인사는 내정자 신분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첫 인사라고 보기는 힘들고 자회사 인사에서 앞으로 경영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