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신세계(004170)가 숙원사업인 홈쇼핑 진출을 위한 다양한 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대형마트 등 기존 핵심사업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신성장동력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어떠한 형태로든 홈쇼핑 사업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크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현재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홈쇼핑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채널 경쟁에서 밀린다는 평가도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가 됐다.
◇제7홈쇼핑 사업 진출 가능성.."검토조차 한 적 없다"
현재 업계에서 관측하고 있는 신세계의 홈쇼핑 진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제7홈쇼핑 사업권 획득, 두번째는 기존 홈쇼핑 지분 인수를 통한 M&A, 마지막 세번째는 홈쇼핑과 유사한 T-커머스를 통한 우회 진출이다.
이 중 첫번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점점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 9일 미래부는 제7홈쇼핑 승인 정책방안과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업자의 판매 수수료율을 기존 6개 TV홈쇼핑 평균 32.1%보다 낮은 20%로 제한했다. 판매수수료가 적으면 채널 송출수수료 지불 능력도 낮아져 황금채널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황금채널 확보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현재 TV홈쇼핑 시장이 포화상태임을 전제로 단순하게 제 7홈쇼핑 진입을 바라봐도 그다지 메리트가 없어보이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굳이 많은 자본을 투입해 사업성이 불투명한 제7홈쇼핑에 들어갈 이유가 있겠냐는 얘기다.
사업성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설립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시장의 비판도 신세계로서는 부담되는 대목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제7홈쇼핑의 진출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우선 사업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게 먼저 아니겠냐"며 "이 부분과 관련해 아예 검토 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단호한 답변을 내놨다.
◇T-커머스 사업 의지 있다..진입장벽 높아 현재는 '포기 상태'
현 상황에서 나머지 두 안 중 하나를 선택할 가능성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사실 이전부터 업계에선 신세계가 기존 TV홈쇼핑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설이 나돌았던게 사실이다. 그 중 홈앤쇼핑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신세계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룹 내부에서 아예 거론 조차 한 적 없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 T-커머스(TV+Commerce의 줄임말로 디지털TV에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상거래)사업에 대해서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워낙 높아 지금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꾸준히 T-커머스를 통한 홈쇼핑 우회 진출을 타진해왔다. 올 상반기 T커머스 사업권을 갖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인 드림커머스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미래부에서 사업권 매각을 막아 결국 불발로 돌아갔다. 미래부는 현재 사업권을 갖고 있는 사업자 외에 새로운 사업자에 대한 승인 계획이 없다는 기존 정책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T-커머스 시장 진입 길이 열린다면 향후 참여 여부를 다시 검토해 보겠지만 현재로서는 포기상태로 보는게 맞다"며 "의지는 있어도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T-커머스 사업에 대해 이처럼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T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7년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004년 국내 처음 도입된 이후 활성화 되지 않았던 T-커머스 시장에 최근 사업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T-커머스 사업 승인을 얻은 업체는 5개 TV 홈쇼핑 외에 KTH, 아이디지털홈쇼핑,
SK브로드밴드(033630), TV벼룩시장, 드림커머스 등 총 10곳이다.
이 가운데 KTH와 아이디지털홈쇼핑은 이미 T커머스를 시작했고 SK브로드밴드도 연내 방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TV벼룩시장도 내년 6월 론칭 방송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는 인터넷쇼핑과 홈쇼핑이 결합된 최적화된 융합형 서비스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사업임에는 틀림 없다"며 "현재는 승인제로 대기업들의 진입이 막힌 상황이지만 향후 등록제로 변경된다면 신세계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일제히 달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