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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자동차와 비씨카드의 복합할부수수료 협상이 10일 밤 끝내 무산됐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현대차와 삼성카드의 협상 테이블로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이 지난해 말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해 양사의 협상은 자동차-카드사 업계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와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카드사의 복합할부 취급액(점유율)은 현대카드 1조9000억원(41.3%), 삼성카드 1조3000억원(28.2%), 신한카드 6000억원(13.0%), 롯데카드 4000억원(8.7%), KB국민카드 2000억원(4.3%) 등이다.
우리카드, JB금융지주, BS금융지주 등 3개 회원사가 복합할부상품을 취급하는 비씨카드의 전체 취급액은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다소 적다.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삼성카드의 가맹점 계약은 내년 3월 중 만료된다. 삼성카드의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양사의 협상을 지켜본 뒤 이 때 제시된 수수료율을 기준 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카드사의 복합할부 수수료율 기준이 제시될 것"이라며 "비씨카드가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을 포기하면서까지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았던 것도 삼성카드의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2월 가맹점 만료를 앞두고 있는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삼성카드의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힘을 싣는 모양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신한카드는 복합할부 규모가 작아 큰 이슈가 아니다. 삼성카드가 어떻게 할지에 따라 협상이 같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갈등이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의 기싸움으로 비유되면서 양대 그룹의 자존심 대결로 번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담감을 가진 삼성카드가 현대차로부터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삼성카드와의 협상에서도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준하는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삼성과 현대차의 갈등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