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시민단체 '공방'..복제약 독점권이 뭐길래

입력 : 2014-12-15 오후 2:25:46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복제약(제네릭) 독점권 도입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제약업계는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독과점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여기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복제약 독점권을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자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복제약 독점권이란
 
복제약 독점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허가특허연계제도'에 포함된 내용으로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 의약품 허가제도는 특허침해 여부와 상관 없이 품목허가가 승인됐지만,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시행되면 특허권리가 허가제도에 전면으로 부각된다.
 
즉, 복제약을 개발하려면 허가 신청 전에 특허침해 여부 판단 또는 특허소송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특허권리가 강해지면 복제약 위주의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에서 오리지널 약물을 보유한 다국적사의 지배력이 커지게 된다. 특허쟁송이 해결될 때까지 복제약의 시판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형평성을 고려해 만든 것이 복제약 독점권이다. 우선판매품목허가로 불리기도 하는 복제약 독점권은 특허회피를 성공한 의약품에 1년간 독점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복제약을 개발한 A사가 오리지널 다국적사를 상대로 특허소송에서 이기면 A사만 1년 동안 복제약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나머지 복제약 경쟁사들은 시장 진입이 1년간 제한된다.
 
경쟁을 통해 복제약 시판 시점을 당기면서 특허도전 장려로 R&D까지 촉진하겠다는 것이 도입 취지다.
 
◇제약업계, 특허도전 장려.."반드시 필요"
 
그러나 복제약 독점권이 공익에 부합하느냐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건강보험재정 절감과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라는 동일한 사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생겼다.
 
제약업계는 복제약 독점권이 건보재정 절감을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적극적인 특허도전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값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값 100원짜리 오리지널 약물이 있다고 치자. 최초로 복제약이 출시돼 독점기간이 끝나면 오리지널의 약값은 70원으로 떨어진다. 진입에 성공한 복제약은 인센티브를 받아 59.5~68원을 받는다.
 
이듬해 복제약 독점권 기간이 끝나면 오리지널, 최초 복제약, 후발 복제약들 모두 53.55원으로 동일해진다.
 
결국, 오리지널 약값이 하락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는 값싸게 오리지널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리지널, 최초 복제약, 후발 복제약의 선택폭도 넓어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런 우대책이 없다면 제약사가 다국적사와 손해배상 등 소송을 무릅쓰고 특허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15년에 특허를 깨나 2020년까지 특허만료를 기다리나 제약사에게는 매한가지인데 굳이 모험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시민단체, 독과점 제도..국민 부담 가중
 
반면 시민단체는 국민들의 약가 부담만 가중시킬 제도라고 반박한다.
 
오리지널사와 복제약사의 담합 우려가 있어 보험재정의 약제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시장 독과점으로 제약사 간에 경쟁을 막아 소비자가 값싼 의약품을 접할 기회를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300억원대에 육박하던 '글리벡' 복제약 시장은 가격 자진인하 현상이 두드러졌다. 복제약 업체들이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약값을 스스로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다수의 제약사들이 복제약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약가가 자연스레 인하된 것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관계자는 "제네릭 독점권을 도입하는 것보다 부실 특허를 무력화 시키는 제도가 필요하고, 무효로 판명된 특허는 제약사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건보재정 절감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김용익 의원도 이와 의견을 같이 한다. 김용익 의원실 관계자는 "독점권을 주지 않으면 오리지널은 오리지널 대로 약가가 떨어지고 복제약은 경쟁적으로 약가를 인하한다"며 "하지만 복제약 독점권에서는 고정된 가격으로 일부 제약사가 시장을 장악해 약제비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허도전을 유도하기 위해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등재의약품관리원이라는 공적기관을 설립해 등재특허권을 재평가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김용익 의원은 관련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며, 한국제약협회는 도입을 찬성하는 내용의 정책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출처=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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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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