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비서관 11시간 넘게 조사후 귀가.."문건 내용 사실 아니다"

'문고리 3인방' 핵심 고소인..검찰, 막판 확인조사
"정씨와 최근 만난 적 없어..김종 문체부 차관은 모르는 사이"

입력 : 2014-12-14 오후 10:20:06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정윤회(59)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의 진위와 유출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이재만(48)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이날 오전 9시40분쯤 검찰에 나온 이 비서관을 총 11시간 넘게 조사한 뒤 오후 9시28시쯤 귀가시켰다.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이 비서관은 정씨와 연락한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문건 속 모임 실제로 존재하느냐는 질문에도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어 정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에…"라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문고리 권력'으로 지목된 데에 대해서 "근거 없이 전혀 사실과 다르게 나온 용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비서관은 문건에 나온 내용 중 일부에 대해서라도 전혀 정씨와 연락한적 없느냐는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고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또 정씨의 승마협회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김종 문체부 차관과의 관계를 묻자 "모르는 사이"라고 부정했다.
 
이 비서관은 이날 지난 4월 정씨와 통화한 경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당시 박지만 회장) 미행설과 관련해서 정씨가 너무나 황당한 기사라고 생각을 했고 당사자로서 공직기강실에서 내사한다는 기사내용에 대해서도 본인이 당사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계속을 연락을 취했다"며 "정씨가 '그쪽에서 나한테 먼저 전화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 그런데 왜 내가 전화하는데도 자꾸 피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취재진의 질의가 이어지자 "궁금해 하는 점들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성실히 답했다"며 "문건에 대해 이자리에서 일일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한 뒤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서둘러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비서관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문고리 권력 3인방'이라고 불리는 핵심 인물이다.
 
세계일보가 처음 보도한 청와대 문건에서 정윤회씨와 함께 모임을 가졌다는 '십상시(十常侍)' 중 한 명으로 지목되자 이 비서관 등 청와대비서진은 세계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정윤회 동향보고 문건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비서진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 4일 김춘식(42)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에 이어 이 비서관이 두 번째다.
 
검찰은 지난 12일까지 고소인들에 대한 통화내역, 기지국 위치 분석 등 작업을 마무리한 뒤 이 비서관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어 전날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3일 최 경위의 자살 소식을 알기 전에 이 비서관에게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고 이 비서관이 이날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검찰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이 비서관을 상대로 이른바 '십상시'모임이 실제 있었는지, 정씨와 자주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박지만 미행설'과 관련해 이 비서관이 정씨의 전화를 받고 조응천(52)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연락한 정황 등 그동안 언론에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검찰은 분석 결과 정씨와 '십상시'로 거론된 인사들 사이에 정기적인 회동은 없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비서관을 상대로 이날 회동 여부에 대한 막바지 확인작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비서관은 지난 1998년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박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좌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야당이 국정개입의 주체로 거론하는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 중 한명이기도 하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최근 한양대 출신이 이 비서관이 같은 대학 출신인 김종 문체부 2차관과 함께 문체부 인사를 좌지우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이 비서관 등 3인방이 국정에 개입한다는 의혹에 대해 "그들은 일개 내 비서관이고 심부름꾼일 뿐"이라며 강하게 부정한 바 있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서 청와대 '문고리 권력' 핵심 인사로 지목된 이재만 청와대 비서관이 14일 밤 검찰조사를 마친 뒤 택시에 탑승해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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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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