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위)의 직업병 피해보상 협상 조정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가족위, 반올림은 이르면 오는 18일 대화를 재개한다.
반올림은 15일 공식 성명을 통해 "반올림 피해 가족들과 함께 논의한 결과, 조정위원회의 권유를 받아들여 조정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정위는 반올림에 독자적인 주체로 조정에 참가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동안 조정위 설치에 반대했던 반올림이 협상 참여를 선언하면서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직업병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은 그간 "삼성이 조정위원회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며 조정위 설립에 반대해 왔다.
반올림 관계자에 따르면 김지형 전 대법권이 이끄는 조정위는 그동안 반올림에게 이번 문제가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사안이며, 항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종합 대책 마련을 약속하며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올림 교섭단은 지난 주말 피해가족들과 해당 문제를 상의했고 교섭단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피해자들과도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올림은 "조정위가 조정 절차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봤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교섭중단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안은 단순한 주고받기 식 타협이 아닌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분명하게 지향하는 양보와 타협이 되어야 한다"며 "삼성도 그러한 자세로 조정에 임해 더 이상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반올림측 협상단이 삼성전자와의 교섭을 앞두고 조정위원회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