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김민성기자] "금융사건, 사고가 많았잖아요. 제때 쓰지 못한 연차를 연말에 쓰겠다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A 은행)
"연차가 가장 많이 남은 부서의 부서장 성과급을 깎겠다고 하면서 회사가 연차 사용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B 카드사)
은행, 카드사 직원들이 연말을 맞아 줄줄이 연차휴가를 떠나고 있다.
회사에서는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연차를 다 쓰도록 독려하는데다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해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 남은 연차는 다 소진해버리자는 판단에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체력단련 연차 5일, 의무사용 연차 5일 등 총 10일의 연차를, 신한은행은 2주일의 연차휴가를 묶어서 사용할 수 있다. 연차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은 따로 나오지 않는다.
우리은행(000030)은 자기계발 연차 5일을 포함한 10일 이상, 하나은행은 14일 이상의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재충전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사용하지 못한 연차에 대해서는 수당이 따로 나온다.
직원들은 보통 여름휴가 앞뒤로 연차휴가를 붙여서 장기간 휴가를 떠나는데, 올 한 해 금융권에는 사건 사고가 많아서 제때 연차를 쓰지 못한 직원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사가 휴가를 쓰는 것보다 일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몇 년동안 문화가 바뀌었다"며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를 연말에 신청한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카드사들도 직원들에게 연차를 쓰라고 압박하는 분위기다.
특히 부서별로 남은 연차일수를 파악하고 연차가 많이 남은 부서장의 성과급을 10% 삭감하는 곳도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용 절감 차원이라기보다 한 사람이 업무에서 빠지더라도 조직이 정상적으로 굴러가야 한다는 게 CEO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서 남은 동료나 부하직원들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는 고충도 생긴다.
한 직원은 "연말에 1년 결산을 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열흘 가까이 다 빠지니까 업무공백이 크다"며 "제시간에 식사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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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