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수출 실적을 부풀린 박홍석(52) 모뉴엘 대표가 모든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위현석 부장)은 박 대표와 신모(49) 부사장·강모(42) 재무이사 등 모뉴엘 임원 3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박 대표측 변호인은 "재산 국외 도피 및 관세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피해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소장에 홈시어터·퍼스널컴퓨터(PC) 등에 대한 개당 원가가 8000원에서 2만원으로 기재돼 있다"며 "기소되지 않은 모뉴엘 직원들에 따르면 가격이 30만원에서 80만원까지 진술에 차이가 난다"고 부연했다.
변호인은 "향후 공판에서 피고인신문을 참작해 가격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 공판기일은 내년 1월14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박 대표등 3인은 2009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수출대금 액수를 부풀리거나 물량을 허위로 가공해 1조2000억원의 허위 수출입 신고해 관세법상 가격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조작한 서류로 발행한 수출채권을 금융사에 할인 판매하고,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수출액을 부풀려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뉴엘이 금융권에서 빌린 담보·신용대출 규모는 6700억원에 달한다.
박 대표는 대출받은 자금 중 약 361억원을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해외로 반출한 혐의(특가법상 국외재산도피)도 받고 있다.
아울러 해외계좌로 2조8000억원을 입출금하면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외국환거래법)도 있다.
모뉴엘은 2007년 24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2000억원대까지 늘면서 '1조 클럽'에 들었지만, 지난 10월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9일 "부채가 약 7302억원으로 자산을 3배 가량 초과하는 점에 비춰 회생이 어렵다"며 모뉴엘의 파산을 선고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4에 참석한 모뉴엘(사진=모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