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쇼크, 구소련 국가에도 확산

입력 : 2014-12-23 오후 3:03:57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구소련 국가들이 통화가치 하락과 경제 성장률 저하란 이중고를 경험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가 기침을 하자 구소련 국가들도 감기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경제 공조를 이루고 있는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두샨베 등 구소련 국가들도 루블화 약세로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올들어 지난 주까지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달러대비 36%나 하락했다. 이 여파로 몰도바 통화인 레우화는 같은 기간 동안 달러대비 17% 내렸다.
 
벨라루스에서는 자국 통화를 팔고 달러화 등 외화로 환전하려는 이들이 은행으로 몰려들어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이에 벨라루스 중앙은행은 외화 매입시 30%의 세금을 물리기로 하는 등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벨라루스 은행 ATN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하일 울라지미라비치 먀스니코비치 벨라루스 총리는 지난 주말 TV에 출연해 "우리는 외화 수요를 감당할 만큼의 충분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소련 국들은 러시아처럼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화 부족분을 메울 방도가 없다.
 
아그리스 프리마니스 센트럴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루블화 가치 폭락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며 "주변국 지도부는 앞으로 러시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센트럴아시아는 러시아 통화 위기로 구소련 지역 경제 성장률이 1~3%포인트가량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화가치를 지켜도 문제다. 구소련 주민들이 고평가된 자국 통화로 저렴해진 러시아 물건을 사들이자 국내 기업 경기가 위축됐다.
 
카자흐 통화인 텡게의 가치가 올해 러시아 루블 대비로 31% 오르는 동안 카자흐 사람들은 러시아 가구와 가전제품을 사재기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내년 러시아 건설업이 30% 정도 위축될 것으로 보여 구소련 출신의 이민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  
 
올레그 코즈민 르네상스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통화 약세는 구소련 국가 통화에도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러시아 경제 악화 또한 주변국 경제에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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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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