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경제가 3분기에 5%의 깜짝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가 하락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며 미국 경제의 견실한 성장 흐름을 뒷받침했다. 이와 함께 고용 시장, 투자 모두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와 내년 초반까지도 미국 경제의 승승장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美 3분기 GDP 성장률 5%..11년 만에 최대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4.6%와 예상치 4.3%를 모두 웃도는 결과로 지난 2003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또한 수정치 3.9%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 지출은 지난 분기 3.2% 늘어나 직전 분기 수치였던 2.2%와 전문가 예상치 2.5%를 모두 상회했다.
기업들의 소비 지출 역시 4.8% 증가하면서 1.1%였던 수정치에서 높아졌다.
기업 투자 역시 7.1%에서 8.9%로 높아졌고 신규설비투자도 10.7%에서 11%로 증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지표로 활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연율 1.5%를 기록했다.
◇미국 GDP 성장률 변동 추이 및 부문 별 기여도(자료=로이터통신)
◇저유가가에 따른 소비 회복이 GDP 개선 이끌어
3분기 경제 성장률 호조를 이끈 주요 요인은 저유가에 따른 소비 증가였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지난 3분기 3.2%나 증가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이 1년 전보다 30% 이상 떨어지며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함께 발표된 11월 미국의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0.6% 증가하면서 사전 전망치 0.5% 증가를 웃돌았다.
여기에 고용 성장세까지 뒷받침되면서 소비 개선, 기업 투자 확대, 인력 충원 등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마이크 제이크먼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전략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15년 만에 가장 높은 고용으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민간 소비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기업 투자가 증가하며 고용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1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32만1000명이나 늘어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22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2012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실업률 역시 5.8%로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게다가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93.6을 기록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마이클 가픈 바클레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고용 시장 회복으로 인해 소비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며 "오늘 나온 지표는 미국 경제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성장 엔진은 계속된다..4분기 GDP 기대감 'UP'
다수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국 경제 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CNBC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은 3%로 잡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2.5%에서 4%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3분기의 5%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3분기 GDP가 깜짝 호조를 보이면서 4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이후 국제 유가가 40% 이상 급락하면서 4분기 소비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또한 4분기에는 연말 소비 시즌이 포함되어 있는 것 역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셉 라보냐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GDP에 유가 하락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것이 모두 반영된다면 4분기 GDP도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드 와이즈먼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역시 "4분기에 유가 하락으로 소비가 더 촉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점을 꼽으며 4분기 미국 경제가 3분기 만큼 성장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0.7% 감소하며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와드 매카시 제프리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설비 투자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면 4분기 GDP를 끌어 내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4분기 GDP가 5%대를 유지하지 못한다 해도 여전히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 둔화 속 나홀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거스 파처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선임 이코노미시트는 "중국과 일본, 유럽의 부진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모멘텀은 견고하다"며 "4분기 GDP가 5%대 유지되지 못해도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