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윤종규, 첫 시험대 통과..업계 2위권 'KB손보' 탄생

전임 회장 무리한 베팅 논란 불구 인수 마무리 긍정 평가
KB손보, 삼성화재 이어 동부화재·현대해상과 어깨 견줘

입력 : 2014-12-24 오후 3:29:18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
[뉴스토마토 이종용·이종호기자] KB금융지주가 산전수전 끝에 LIG손해보험(002550)을 품에 안았다.
 
경영진 내분사태로 전임 회장과 행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중대고비를 맞았고, 이사회를 전면 교체하는 진통을 겪은 후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윤종규 KB금융(105560) 회장으로서도 첫 경영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탄생하게 되는 'KB손해보험(가칭)'은 12번째 계열사로서, 손보업계 2위권에서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KB금융, LIG손보 품고 M&A잔혹사 탈출
 
24일 금융위원회가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자 KB금융 내부에서는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 6월 LIG측과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반 년만에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며 "해를 넘기지 않아 다행이고, 이제 인수 완료 작업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경영진 내분사태를 겪은 KB금융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문제삼고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두 달 이상 늦추자 내부에서도 손보사 인수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임영록 전 회장이 지난해 연이은 금융사고와 경영진 내분사태로 인해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무리하게 손해보험사 인수를 시도했었다는 논란이었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아직 인수 계약금을 지불한 것도 아니고 수십억원의 지연이자금도 LIG측에 사후 정산하기로 했기 때문에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큰 타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임 전 회장이 조직 수습책으로 LIG손보 인수에 무리하게 베팅한 측면이 크다"며 "새로 취임한 회장으로서도 본인이 추진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전임 회장이 마무리하지 못한 M&A사업이지만, 윤종규 회장에게는 LIG손보 인수 마무리가 첫 경영시험대였다.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리더십이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환은행과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KB금융의 M&A 잔혹사를 끊어야 하기도 했다. 특히, KB금융은 타 경쟁사에 비해 은행의 수익 비중이 90%를 넘어서 비은행부문 강화가 절박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 생산성 향상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2000명 이상의 인력을 구조조정하는데, 비은행 계열사의 규모를 키워서 인력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손보, 계열사 시너지 상당..리스크 관리도 호재
 
'KB손해보험'이 탄생하게 되면 KB금융과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점은 2만5000여 KB 임직원들의 장기인보험과 자동차보험 그리고 일반보험 계약 증가다.
 
◇LIG손보 LIG타워 사옥
KB 조직 문화는 자사의 상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연금의 경우 KB생명과 국민은행과의 경쟁 구도이기 때문에 큰 시너지는 없지만 손보사가 없는 만큼 장기인보험과 자동차보험 가입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KB금융 계열사 건물의 일반보험 가입도 기대된다. 일반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낮아 손보사의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반보험은 새로운 시장 확보가 쉽지 않다.
 
하지만 KB금융이 탄생하면서 계열사 건물의 일반보험인수는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복합점포 활성화도 시너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직원들의 개인보험과 계열사 건물의 일반보험 물건 확보 여부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증가할 수 있다"며 "KB금융이 손해보험 경험이 없는 점은 리스크"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불고 있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LIG손보의 KB금융 편입은 긍정적이다. KB금융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어 독립된 CRO가 핵심인 LIG손보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LIG손보 리스크 관리팀 관계자는 "KB금융은 리스크 관리 체계가 잘 잡혀있다. 리스크 관리가 KB의 경영철학과 같다"며 "리스크 관리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KB의 LIG손보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KB금융 출범이 자본 효율성 제고와 주당순이익(EPS)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IG손보 인수는 과잉자본의 주주가치를 환원하는 과정이다. 지주와 은행의 보통주 자본비율이 3분기 말 기준 13% 이상으로 2019년까지 최대 규제 가능한 보통주자본비율 12%를 이미 초과하고 있다"며 "자본 적정성에 따른 배당 차별화가 허용될 경우 배당 성향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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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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