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강제해직된 '동아투위'(동아 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언론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청구시효가 만료됐다'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앞서 동아투위 소속 언론인 및 그 가족 130여명은 지난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의 결정을 근거로 해직 사태와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정부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진실규명결정을 받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국가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며 동아투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동아투위 언론인들이 지난 2006년 과거사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과거사위가 지난 2008년 진실규명결정을 한 사실 등을 고려해 볼 때, 국가가 이들을 상대로 소멸시효를 주장하지 않은 것 같은 신뢰를 부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서울고법 재판부에 "동아일보가 과거사위의 진실규명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해 소송 중에 있으므로, 국가의 동아일보 광고탄압과 동아투위 언론인들의 해직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심리 및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소송을 제기한 134명 중 권근술씨 등 14명에 한정된 판결이다. 재판부는 원고 중 앞서 국가로부터 생활지원금이나 보상금 등을 수령한 경우에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청구를 각하했다.
생활지원금을 수령자와 진실규명결정 당사자를 제외한 다른 동아투위 관계자들에 대해선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