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지난 19일 해산된 통합진보당 소속 김미희·이상규 전 의원이 26일 오후 검찰에 출석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1시51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북한자금 수수의혹에 대한 입장과 진보당에 대한 검찰의 이적성 검토 여부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북한에서 돈을 받았다고 하는 김영환씨는 처벌하지도 않고 죄 없는 저희들은 정치적 패배자라고해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간다"며 "정치보복 정말 가혹하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이 시련 피할 수 없다면 감내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도 "1995년 김영환씨로부터 500만원을 직간접으로 받은 적이 없다. 허위 사실을 유포한 김영환씨를 처벌해달라고 말씀드리러 나왔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검찰의 진보당에 대한 이적성 검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검경의 대대적인 수사 착수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선 "당도 강제로 해산하고 국회의원직도 불법적으로 강탈하고 저희가 어떻게 대응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심도 거스르면서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상황에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려 가고 있고 국민 여러분께서 잘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두 사람이 몇 차례 소환요구에 불응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은 "이틀 전 집에 우편물이 왔는지 우체국에 전화해서 확인했다. 오늘 가서 직접 우편물을 받았고 출석요구서가 있었다. 그동안 제가 받은 소환통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에서 고소인 겸 피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0월23일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 씨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씨가 헌법재판소 진보당 해산심판에서 법무부측 증인으로 나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당시 두 의원에게 북한으로부터 1991년에 받았던 41만 달러 등으로 조성된 자금으로 500만원씩 지급했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소환 통보에 앞서 지난 4일 김영환씨를 피고소인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미희·이상규 전 의원에게 19일 검찰에 나올 것을 통보하는 등 수차례 소환에 응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두 사람은 그동안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아울러 두 사람은 보수단체들이 진보당 소속 전 국회의원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하다.
검찰이 진보당에 대해 이적단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검찰 수사가 국보법 수사에 집중될 경우 진보당 차원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상규,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10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영환씨의 법정진술 관련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