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연초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구도에 적지 않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스마트폰이 인도에서 첫 선을 보일 전망이며, 구글이 야심차게 진행해온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Ara)도 베일을 벗는다. 레노버, LG전자를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업체들의 신제품도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삼성전자(005930)가 무려 2년 넘게 준비해온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Z1이 인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인도 시장의 특징을 감안해 보급형 사양을 갖춰 10만원대 가격에 출시될 예정이다. 타이젠폰은 당초 올해 선보일 예정이었으니 일본, 러시아 등 각지에서 출시가 계속 미뤄져 왔다.
스마트폰 시장의 혁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구글의 아라 프로젝트 역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조립형 휴대전화인 '아라폰'을 내년 1월 5만원대(50달러)에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아라폰 개발팀인 '프로젝트 아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1월14일과 21일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개발자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현장에서 첫 공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아라폰은 휴대전화의 배터리, 안테나 등 각 기능을 블록(모듈)으로 만들어 사용자가 취향대로 선택해 조립하는 신개념을 지향한다. 과거 조립형 컴퓨터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에 맞게 만드는 식이다. 디스플레이, 메모리 용량, 모바일 프로세서, 배터리 등 사용자의 이용 패턴에 맞게 제품을 직접 설계해 가장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구글이 이끄는 해당 프로젝트에는 중국의 락칩, 엔비디아, 콴타패널, 도시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상단)구글 아라 프로젝트와 러시아 요타디바이스의 요타폰2.(사진=각사)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출발을 알린 파이어폭스도 LG전자와 손잡고 반격을 노린다. LG전자가 지난 25일 일본에서 출시한 'Fx0'는 파이어폭스 OS 기반 스마트폰 중 세계 첫 LTE 통신모듈을 탑재했다. 속이 비치는 반투명 플라스틱 외관에 각종 부품들을 깔끔하게 배열해 제품의 심미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가격은 5만엔(약 45만8380원)으로, 지금까지 출시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싸다.
새롭게 등장한 러시아 요타디바이스의 해외 진출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러시아 휴대폰 업체 요타디바이스는 내년 1월 전략 스마트폰 '요타폰2'를 앞세워 중국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요타폰2는 5인치·4.7인치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으로, 하나의 창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다른 창은 흑백 잉크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요타디바이스는 러시아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회의 참석을 위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안에게 요타2를 선물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직접 제품 홍보에 나섰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요타디바이스는 중국에 지사를 세우는 한편 중국에 생산공장도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의 세계화 전략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2년간 '카피캣' 이미지가 강해 좀처럼 해외 시장에서 통하지 않던 중국 기업들도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ZTE 등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제품을 발표하며 미국,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텔과 손 잡고 미국, 유럽 시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레노버는 내년 1월부터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제품 라인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