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 노사 관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측이 기존 입장을 뒤엎고 2차 수정안을 제시하며 극적타결 가능성을 높였지만 노사 간 신뢰에 금이 가면서 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9일 오전부터 71차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임단협 연내 타결을 위해서는 이날 잠정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 이날 잠정합의안이 나올 경우 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설명을 거쳐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찬반투표에서 최종 가결돼야 연내 타결이 가능하다.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노조 측은 30일 울산 조선소에서 4시간 부분파업이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중에도 노사 교섭이 진행됐던 전례에 비춰보면 30일에도 교섭이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노조원 설명과 찬반투표 등 일정을 진행하려면 올해를 넘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날 교섭이 사실상 올해 마지막인 셈이다.
사측은 지난 22일 열린 68차 교섭에서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양보해 ▲기본급 3만 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150%(회사 주식으로 지급)+200만원 ▲직무환경수당 1만원 추가 등의 내용이 담긴 2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기존에 비해 격려금이 소폭 증가했고 직무환경 수당이 추가됐다. 특히 격려금으로 지급하는 주식의 할인율이 기존 10%에서 30%로 확대되면서 약 90만원 상당의 추가 주식을 받게 됐다.
또 앞서 합의를 이룬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과 동일하게 임단협 타결 선물로 20만원 상품권과 휴가 1일도 포함됐다.
사측 수정안을 두고 노사는 지난 24일과 26일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서 문구를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사측이 추가 임금 인상을 구두로 제시하면서 잠정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노조가 이에 대한 서면 확인을 요구하고, 사측이 거부하면서 관계가 다시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날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교섭 과정에서 공개를 보유하기로 한 내용이 언론이나 일반 노조에 공개된 것을 두고 서로 약속을 어겼다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조 쪽에서는 교섭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사측이 합의한다는 소문을 내고 방송국 중계차를 대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 양측이 임금인상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의 교섭에서 서로의 신뢰도에 금이 가면서 연내 극적타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날 71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