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조현아
대한항공(003490) 전 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30일 시작된 가운데, 회사 내부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 해졌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한 조 전 부사장의 구속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항공기를 회항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내리게 해 항공기항로변경죄, 업무방해죄, 강요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 전 부사장과 함께 거짓진술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모 상무의 구속여부도 이날 결정된다.
사고 초반 적극 대응을 벌였던 대한항공은 크게 위축됐다.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섰지만, 사건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정리가 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8일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놨으나, 사건의 모든 원인을 사무장의 탓으로 돌리는 태도로 비난 여론의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기가 꺼려질 수 밖에 없다.
보통 연말 발표되던 정기임원 인사도 미뤄졌다. 업계는 빠르면 내년 1월 중순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 임원인사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알수 없다"고만 말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 조사관과의 유착관계, 이른바 '칼피아(KAL+마피아)'논란까지 더하며 대한항공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처분과 관계없이 기업 쇄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사건 초반에 조 전 부사장이 무늬만 사퇴를 한 적이 있다. 이는 사태가 무마되는 동시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도였다"며 "결국 시간이 지나 잠잠해지면 또 다시 오너들은 횡포를 부릴 것이고 오너 주변사람들은 예스맨이 될 것이 뻔하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너 중심이 아닌 대한항공 기업 자체의 진정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들어섰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