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황교안 법무부장관 신년사

입력 : 2014-12-3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사랑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을미년(乙未年)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평화와 온화함을 상징하는 양의 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언제나 건강과 축복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작년 한 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안타깝고 아쉬운 일들이 많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의미있고 보람있는 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위헌정당 해산을 통해 헌법가치 부정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철도?해운, 공공기관, 보조금 비리에 검찰수사 역량을 집중하였고, 성폭력?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근절에도 심혈을 기울여,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전국 1,412개 모든 읍?면에 마을변호사를 위촉하여 법의 문턱을 낮추는 한편, 학대피해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수형자에 대한 집중인성교육과 취업 기회 확대로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도왔으며, 투자이민 확대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행복 법무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온 여러분 모두의 열정과 헌신 덕분입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법무가족 여러분!
 
올해는 우리 민족이 일제 강점기의 고통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지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을 바탕으로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쳐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제, 모든 면에서 성숙한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여 광복의 진정한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불안정한 정치상황과 급변하는 동북아정세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를 증가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안전사고와 강력범죄로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집단이기주의의 관행과 고질적인 부정부패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발목잡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사회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국가혁신에 나아가야 할 적기입니다.
 
‘국가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재도약해야 하는 이때, 우리의 역할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여러분들께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법질서 확립을 통해 국가혁신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법은 물이 흘러가듯 세상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법을 지키는 것이 손해이고 법을 어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런 낮은 법질서 의식은 사회통합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들로부터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경험하였습니다.
 
법질서가 확립되어야 국가혁신과 경제재도약도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하여, 사명감을 갖고 법질서 존중 문화 구현에 앞장서 주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헌법가치를 지키는 것이 법과 질서를 지키는 출발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임시정부 시절부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보장되는 나라를 꿈꾸어 왔고, 그것은 대한민국의 건국으로 실현되었습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공직자라면 누구나, 우리 사회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확고히 할 책무가 있습니다.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와 우리 자손들의 안전과 자유, 행복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대처하고, 헌법가치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둘째,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바랍니다.
 
부패는 개인의 부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의 정상적 흐름을 왜곡시켜 사회적인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합니다. 특히,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국가정책을 왜곡시키고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려, 국가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폐단을 낳습니다.
 
부패척결이야말로,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국가의 성장 원동력인 것입니다. 금년에는, 공공분야의 적폐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의 비정상적 관행과 부조리도 정상화시켜 깨끗하고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그에 앞서, 우리 법무?검찰 구성원부터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공직사회의 청렴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모범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셋째, 국민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항상 국민 중심, 현장 중심의 자세를 견지하기 바랍니다.
 
공직자 특히, 우리 법무?검찰 구성원의 사명과 목표는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지난 해 범죄가 다소 감소하고 성폭력 등의 범죄피해와 재범률도 줄어들었다고 하나, 연이은 강력범죄 등으로 국민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국민은 법과 정책을 알지 못하거나 행정편의주의적인 업무방식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국민이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한 가지 정책이라도 국민이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완성도 있게 추진해 나갑시다.
 
국민에게 법무정책을 제대로 알리고, 현장점검 시스템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를 법무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갑시다. 4대악 범죄와 강력범죄의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범죄자의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하여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입시다.
 
법률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법의 따뜻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탈북자, 이민자 등의 조기 정착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합시다.
 
아울러,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법무 지원과 통일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주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전문성 확보를 통해 고품격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 공직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높이는 나날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직사회의 많은 부족함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우려를 안겨드렸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부족함을 개선하여 국가혁신을 이루어야 하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시대변화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업무혁신을 통해 법무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부단히 진력하여 각자의 전문성을 키워 갑시다. 이를 통해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할 수 있는 법무정책을 추진해 갑시다.
 
저는 법무가족 여러분의 능력을 믿습니다. 아울러, 업무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은 물론 조직구성원 간에 서로 배려하고 힘을 모아 갑시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의 목표에서 더 나아가 궁극적 목표를 향하여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업무를 추진한다면 우리 스스로 보람있고, 국민도 행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법무가족 여러분!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했습니다. 우리 앞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이 행복한 법무행정’을 이루겠다는 꿈을 가지고 국가혁신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꿈은 어느 새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뜻이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의 자세로, 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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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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