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오는 2018년까지 총 81조원을 투자한다. 완성차 품질 경쟁력 향상, 미래 성장동력 확충, 브랜드 가치 제고, 자동차 중심의 그룹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6일 대규모 투자계획을 골자로 하는 그랜드 플랜을 내놨다. 향후 4년 동안 공장 신·증설 등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IT인프라 확충 등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31조6000억원 등 총 80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2018년까지 집행할 총 투자액을 기간으로 나누면 연평균 투자액은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전 최대 투자액이었던 2014년 14조9000억원보다 35% 이상 늘어난 금액으로, 올해 우리나라 정부의 전체 R&D 예산 18조9000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현대차그룹 ‘15년~’18년 투자계획(단위:조원).(자료제공=현대차그룹)
이 가운데 국내에 투입될 금액은 전체 투자 계획의 76%에 달하는 61조2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의 투자액 중 4분의 3가량이 국내에 집중됨에 따라 관련산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말로만 그쳤던 낙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생산·판매체제 강화를 위한 핵심 부품공장 신·증설 및 IT 강화 등 기반시설 투자, 보완 투자, GBC 건설 등 시설투자에 34조4000억원, 제품 및 기술개발 등 R&D에 26조8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뤄진다. 전체 투자액의 85% 이상인 68조9000억원을 자동차 부문에 투입해 '포스트 800만대 체제'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 공장을 신설해 현지 전략차종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수요 증대에 적극 대응하고, 울산과 화성, 서산 등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다.
특히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차원에서 GBC 건립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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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2018년까지 토지 매입비용을 포함해 공사, 인허가, 기타 부대비용 등 총 11조원을 투자하고, 건설 등에 투입될 4225명의 고용을 창출해 GBC 건립이 안정적으로 조기에 진행되도록 할 방침이다.
미래차 개발과 핵심부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도 강화된다. 정몽구 회장은 2015년 시무식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우리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R&D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R&D 투자는 성장시장 대응을 위한 현지 전용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고급차 관련 기술 및 제품개발 등 중장기 지속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다.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이 투입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전용모델, 수소연료전지차 추가 모델 등 다양한 친환경차가 개발된다.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R&D를 주도할 우수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서 2018년까지 향후 4년 간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자동차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1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R&D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재, 물류, 건설 등 직접적인 자동차부문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그룹 내 관련 부문 투자도 진행된다.
철강부문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연비, 안전성 등 차량 경쟁력과 직결되는 고성형 초강도강, 특수강 등 철강소재와 경량화 소재 등 첨단 신소재 개발 역량을 고도화한다. 또 선박 구입 확대 및 물류 처리 능력 강화 등 물류와 건설을 포함한 기타부문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는 2018년까지 사상 최대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능력, 품질 경쟁력, 핵심부문 기술력, 브랜드 가치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면서 "특히 투자 대부분을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대규모 경제효과와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배경을 놓고 재계 안팎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적극 동참함과 동시에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 등 최경환 경제팀의 투자 유인 정책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하는 기류가 강하다. 또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에만 1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자금을 베팅함으로써 등을 돌린 외국인 투자자 등 시장의 부정적 시선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15~’18년 부문별 투자계획(단위:조원).(자료제공=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