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인지도 무관심은 '옛말'..스킨십 강화에 '총력'

웹툰 제작에서 인기드라마 '미생' 패러디까지

입력 : 2015-01-08 오후 2:58:51
◇LG화학이 최근 종영한 인기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한 '화생'.(사진=LG화학)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기업간거래(B2B)의 대표적 업종인 석유화학 업계가 외부와의 스킨십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석유화학 소재들은 실생활 거의 모든 분야에 이용되고 있음에도, 정작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관련 기업들의 인지도가 낮았다. 최종 소비재가 아닌 까닭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도 낮은 인지도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회사를 열심히 알리더라도 돌아올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불문율이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부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나아가 우수한 인재 확보 목적에서 각 기업마다 인지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장편 브랜드 웹툰 '연봉신'이 이달 중 3편을 연재한다. 연봉신은 한화케미칼이 지난 2013년 대중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기업 가운데 최초로 선보인 웹툰이다. 3편은 1, 2편과 달리 코믹에서 다른 장르로 변경돼 전개된다. 이에 따라 '고삼이 집나갔다'의 작가 홍승표씨 대신 새로운 작가를 참여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009830)은 연봉신을 통해 인지도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회사 내부 사기도 진작하는 등 쏠쏠한 재미를 봤다. 연봉신은 지난 1년 연재기간 동안 누적 조회수 5000만명, 평균 조회수 113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연봉신 연재 이후 회사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케미칼의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회사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구독 전 30.4%에서 구독 후 7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인 변화다.
 
특히 연봉신 연재 첫 해인 2013년 신입사원 공채 면접에서 지원자 전원이 "연봉신을 알고 있다"고 말할 정도. 지원자 중 다수는 "웹툰을 통해 형성된 긍정적 이미지가 회사 지원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를 바라보는 외부의 관심 어린 시선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라는 긍정적 결과도 가져왔다"고 반겼다.
 
◇한화케미칼이 일본 지상파 방송 TV도쿄 뉴스 프로그램에서 소개되고 있는 장면.(사진=TV도쿄 방송 캡처)
 
이 같은 선순환 사례는 현해탄을 건너 소개되기도 했다. 일본 지상파 방송 도쿄TV의 간판 뉴스프로그램 WBS(월드 비즈니스 위성방송)는 지난해 12월 '한류, 다음은 웹툰이다'는 주제로 한화케미칼의 연봉신을 집중 조명했다. WBS는 한화케미칼에 대한 소개와 함께 웹툰 연재 계기와 독자들의 반응, 연재 이후 효과 등을 두루 전했다. 해외에서 기업 이미지를 따로 홍보하지 않고도 회사를 소개하는 효과를 낸 셈이다.
 
LG화학(051910)은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한 '화생(化生)'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유투브에서 공개한 뒤 2주 만에 조회수가 120만을 넘어섰다. '화학 있어야 좋은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미생, 인기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과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 등의 형식을 빌려 화학 소재의 다양한 쓰임새를 재기발랄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왕년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 멤버 장수원이 뻣뻣한 '로봇연기'로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를 연기하며 조회수 증가를 이끌고 있다. 장씨는 '엉뽕(엉덩이패드)'을 외국 바이어에게 어필하는 하는 연기를 비롯해 장그래가 옥상에서 소리치는 장면과 요르단 계약이 성사되는 장면 등 미생의 대표 명장면을 패러디해 웃음을 유도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지난해 온라인 공식 블로그 'LG케미토피아'의 서비스를 개설하며 소통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LG케미토피아는 ▲대표 화학기업으로서의 '회사 이야기' ▲어려운 화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화학 이야기' ▲주 방문층인 2030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즘 이야기'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들은 원료 분야의 사업을 하다 보니 평소 소비자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외부와 소통을 강화로 회사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우수 인력 유치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만큼 다른 석화 기업들도 동참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혁신은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변화의 바람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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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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