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공장 찾은 마힌드라 회장, 해고자 '외면'

회장 평택공장 임직원 격려 및 간담회 예정
범대위 "일정 마친 후 대화 가능성 열려 있다"

입력 : 2015-01-14 오전 10:09:26
[평택=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사회의 잇단 권고에도 대화 의지는 없었다. 평택공장을 찾은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지나쳐 임직원이 기다리는 공장 안으로 향했다. 외면이었다.
 
14일 오전 평택은 평소보다 높은 영하 2도의 날씨를 보였지만 잔뜩 낀 구름으로 햇빛 한 점 없었다.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 6도에 육박했다. 찬바람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이른 시각부터 평택공장 앞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 소식을 건네 들었을 때만 해도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해고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마힌드라 회장과의 만남이 어렵다는 '통보'였다. 일정상 면담이 빠듯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보다 못한 범대위가 직접 회장을 찾아 나섰다. 하루 전인 지난 13일, 쌍용차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차 '티볼리' 발표회가 진행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회장과의 만남을 촉구했다. 발표회에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이 참가를 희망했지만 사측의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힌드라 회장이 한국에 머무는 기간은 2박3일. 이날 평택공장 방문을 끝으로 출국길에 오른다. 때문에 범대위가 회장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공장 인근은 마힌드라 회장이 오전 8시40분쯤 평택공장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주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거리에 경찰인력 200여명과 쌍용차 범대위가 대치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쌍용차 평택공장 앞 사거리에는 평소에 볼 수 없던 경찰도 배치됐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경찰인력 200여명이 동원됐다. 범대위 측은 이동하는 차량 등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질서를 정비하는 등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긴장감만은 팽팽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이날 오전 8시45분 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힌드라 회장과 대화를 하기 위해 해고자와 그 가족들이 새벽부터 기다리고 있다"며 "해고자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그냥 지나쳐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범대위는 "마힌드라 회장은 '마힌드라의 기업 문화와 경영 스타일은 그룹사 개별 회사의 경영진을 신뢰하고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지난 7년의 세월 동안 쌍용차 현 경영진은 극한적인 대립문화를 만들어왔고, 간절한 소통의 바람을 외면해온 주범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힌드라 회장이 그들의 책임을 묻는 것인지, 그들의 범죄를 용인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특히 "티볼리 성공 후 해고자 복직은 굴뚝농성을 해제하는 방법이 아니다"라면서 "해고자들이 만드는 티볼리를 타고 싶다는 (국민적) 목소리는 해고자 복직이 티볼리의 성공과 회사 정상화 선결 조건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범대위는 그러면서 "소통의 가치를 믿는다는 마힌드라 회장의 이야기가 진심이라면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범대위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인 오전 8시54분 차량을 타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인력과 무관하게 쌍용차 내부 보안인력이 다른 이들의 내부 출입을 막았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날 평택공장 임직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간담회를 가질 에정이다. 모든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마힌드라 회장이 차를 타고 순식간에 공장 안으로 들어갔지만 범대위 측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범대위 관계자는 "마힌드라 회장이 해고노동자들과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임직원과의 만남 이후 정문 앞에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지나쳐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쌍용차 범대위가 14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에서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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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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