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무제한국채매입(OMT)이 유럽연합(EU) 조약에 합치된다고 판결해 오는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국채매입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4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시도를 가로막던 장애물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ECJ는 이날 무제한국채매입(OMT) 적법성 예비심사 결과를 내고 "지난 2012년 여름,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채매입을 단행하는 등 무엇이든 하겠다고 공언했던 ECB의 약속은 EU법에 합치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ECB가 국채매입 카드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ECJ의 예비심사는 지난해 2월 독일 헌법재판소가 OMT의 위법성을 지적한 것을 계기로 진행됐다.
JP모건의 스테파니 플랜더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독일과의 정치적 논쟁에서 ECB가 승리할 것이란 안도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각국 재정 건전성이 저하되고 긴축 정책이 위축될 것이란 이유로 국채매입을 줄기차게 반대해왔다.
4~6개월 후에 나오는 최종 판결도 국채매입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결과에 독일 정부 "원칙적으로 ECJ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지만, 일부 지식인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독일 정부에 자문하는 Ifo 경제연구소의 한스-베르너 진 소장은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는 결과가 나왔다"며 "국채매입은 ECB 재정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 중 2명은 OMT가 독일의 주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나머지 6명은 의견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