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에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기대감에 들떴다. 최근 추진 중인 사업이 활성화 정책 범위에 포함되면서 관련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발휘되기 전까지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18일 '관광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핵심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여건 조성안을 발표했다. 시내 면세점 확대와 관광호텔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정부 발표에 최근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인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를 찾은 해외관광객은 연평균 12%씩 증가한 반면 관광호텔 객실수는 4.3%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면세점과 복합리조트 등 관광시설이 부족해 관광 자원화가 시급하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몰려드는 관광 수요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이를 감안, 금융지원 확대와 호텔리츠 활성화 등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호텔 5000실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국내 관광호텔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2012년 11월 서울 인사동 센터마크 호텔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충무로에 2호점인 티마크 호텔을 개점했다. 또 내년 중에 500실 이상 규모의 호텔을 남대문 지역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해 6월 자회사인 모두스테이와 모두리츠를 설립해 호텔위탁운영사 형태로 운영 중이다. 오는 22일에는 자체 브랜드 'STAZ Hotel' 2호점 개관을 앞두고 있다. 3~4월쯤 3호점을 오픈하고, 올해 안으로 4호점까지 개관할 예정이다.
시내 관광호텔 사업은 국내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용이한 사업으로 꼽힌다. 여행사업을 대표로 하는 양사의 호텔사업 비중은 현재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장기적 시너지를 위한 성장동력임에는 분명하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존 관광 활성화 대책들과 달리 이번 경우는 눈여겨 볼만하다"며 "최근 호텔과 문화공연, 면세점 등 여행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에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정책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센터마크 호텔(왼쪽)과 모두투어 STAZ 호텔 명동 1호점(오른쪽) 전경(사진=각 사)
시내면세점 확대 역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여행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지역별 현황 등을 감안해 서울시내 3개소, 제주 1개소의 시내 면세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특히 서울 3개소 중 1곳과 제주 1개소는 중소·중견기업만 참여 가능한 제한경쟁 방식으로사업자를 선정해 진입장벽 또한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중인 하나투어가 기대감을 나타내는 가운데, 모두투어는 일단 신중히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는 최근 컨소시엄 형태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에 입찰했다. 높은 진입비용과 유지비용의 면세점 운영 리스크 분산을 위해 여러 산업군에서 모인 10개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한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건은 이달말 입찰을 마감해 1분기내 사업자가 선정된다.
올 여름 공모를 시작해 하반기 중 사업자가 선정되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시내 면세점의 경우 입점비용이 공항 면세점에 비해 저렴하고 수익성은 보다 높아 알짜배기 사업으로 꼽힌다. 때문에 하나투어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경우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모두투어는 일단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면세점 사업이 당장 진출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 하에 당분간 호텔과 인바운드 사업에 치중하겠다는 것. 모두투어 관계자는 "아무래도 면세점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호텔사업에 집중해 오는 2020년까지 20개점 3000실 규모를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도 양사에 우호적인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양사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이번 정부 발표로 인한 수혜주로 꼽히고 있기 때문.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양사는 덤덤하게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당장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는 정부 발표에 들뜨지 않고 조금 더 상황을 보겠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입장에서 모든 정부 발표에 일희일비하면 사업하기 쉽겠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야 실효성이 입증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당사자 입장에선 기대감을 가지고 신중론을 펼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