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홍콩 최대 재벌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영국의 대형 철도업체 에버숄트를 인수했다. 리카싱 회장의 홍콩 이탈설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영국 업체를 사들이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i인프라 등 사모펀드는 보유 중인 에버숄트 지분 전량을 청쿵인프라스트럭처(CKI)와 청쿵실업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가는 채무인수분을 14억파운드를 포함해 25억파운드(38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작업은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오는 3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에버숄트는 영국 승객용 철도의 28%를 점유하고 있는 회사로 영국 내에서 11개 철도운영회사에 차량을 대여하고 있다.
3i인프라와 모건스탠리인프라파트너스, 스타캐피탈 등 사모펀드 컨소시엄은 지난 2010년 HSBC로부터 에버숄트를 21억파운드에 매입했다.
매입한지 약 5년만에 회사를 다시 매각하는 것으로 인프라펀드 치고는 빠른 속도다. 보통 사모펀드는 매입한 회사를 4~6년 안에 매각하지만 인프라펀드는 투자위험이 적은 만큼 더 오랜기간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조기 매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높은 가격이었다. CKI는 앞서 다른 영국의 대형 철도업체 포터브룩 인수에서 고배를 마신적이 있는만큼 이번에는 경매절차를 건너뛸 수 있도록 높은 매각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KI는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서 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3i는 이번 매각을 통해 약 3억5800만파운드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스타캐피탈도 투자금액의 3.4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리카싱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서 청쿵그룹의 운송사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가했다"며 "CKI는 앞으로도 그룹의 투자 폴트폴리오 확대를 위해서 전세계에서 다양한 투자기회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CKI는 현재 더블린 기반의 항공기 임대업체인 아와스(Awas) 등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쿵그룹은 지난 11일 부동산투자회사인 청쿵실업과 통신·항만 계열사인 허치슨왐포아를 합병한 뒤 다시 부동산과 비부동산 사업체인 CK부동산과 CKH지주회사로 분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규법인을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케이먼제도에 등록하겠다고 밝히며 리카싱 회장이 중국의 반부패정책 때문에 홍콩을 떠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