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 요트앤드클럽에서 열린 티볼리 미디어 시승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올 예정"이라고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예고 없는 깜짝 방문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연구개발(R&D) 관계자들만 참석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2년 반 전에 약속한 것"이라면서 "마힌드라 회장이 가족이 원하지 않으면 연임하지 않아도 좋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차기 대표는 국내 전문경영인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는 "마힌드라 그룹에서 파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정서를 이해하고 사업을 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사에 남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사장은 "내가 회사를 완전히 떠날지는 아직 모른다"며 쌍용차의 고문이나 이사회 의장 등 다른 직을 맡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09년 2월 공동 법정관리인에 선임돼 쌍용차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1년 2월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위기에 빠진 쌍용차를 SUV의 명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 속에 해고자 문제를 해결치 못하면서 다음 주자에게 묵은 숙제를 넘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