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케이블TV 업계가 2017년까지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2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율은 48.1%다. 전체 1478만 가입 가구 중 여전히 766만 가구가 아날로그 방송만을 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지열별로도 편차가 커 서울(66.8%), 경기(50.2%) 등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전환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10%를 겨우 넘는 곳도 있다.
실제로 지방 가입자 비중이 높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B의 디지털 전환율은 11%에 그친 반면 수도권 비율이 높은 씨앤앰은 66%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은 60~70%선에서 한계가 올 수 있다"며 "가장 큰 원인은 가격 저항"이라고 전했다.
가입자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 지방에서는 디지털 방송을 위해 추가 지출을 할 의사가 거의 없거나 디지털 셋톱박스 설치 등을 번거로워 해 기존의 서비스로도 만족을 하는 것.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 업계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지상파에만 허용됐던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방식을 케이블에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디지털TV만 있으면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8VSB 방식으로 방송 보급률을 일단 높이자는 의도였다.
8VSB 방식이 VOD나 T커머스 같은 양방향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지만, 이는 단계적으로 개선하자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미래부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3월 케이블TV에 8VSB 방식을 허용했다. 다만 아날로그 방송과 같은 가격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사업 권역을 '셀' 단위로 쪼개 셀 내 이용자 100%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8VSB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 가구는 약 2만여 개. 전보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다소 빨라지기는 했지만 당초 예상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셀 내 100% 동의를 구하려면 집집마다 찾아다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는 매우 어렵다"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는 "사업자들의 어려움은 공감하고 있지만 이용자 보호가 우선이다"라는 입장이다.
미래부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 보다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에 관한 특별법'(이하 유료방송 특별법)에 기대를 거는 편이 더 낫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이 지난 2012년 대표발의 한 것으로 아날로그 방송 종료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8VSB 전환 시 이용자의 100% 동의가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비율만 초과하면 당국이 이용자 보호조치를 포함한 사업자의 방송 종료 계획을 검토해 승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업자가 디지털 전환 비동의자에게 무상으로 컨버터를 제공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이용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지를 했다면 정부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 디지털 전환율이 높은 사업자는 우선 승인을 받을 수도 있다.
미래부는 상반기 중 '유료방송 특별법'의 법제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