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초선이자 최연소 구청장인 이창우(45) 동작구청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지방자치 정책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권한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서는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구청장은 "박근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서울시 제외 광역단체장 임명직 전환안, 전국 모든 기초 의회 폐지안이다. 또 최근 행정안전부는 일반구를 통합하는 내용의 대동제를 발표했다"며 "이는 지방자치단체를 흔들어서 동요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불신을 야기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의심될 만큼 나쁜 제안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정부가 담뱃값, 주민세 인상을 추진하면서 지방재정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구청장은 "정부안대로 담뱃값, 주민세를 올렸을 때 동작구 세입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분석한 결과 2억6000만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동작구 한해 예산 3616억에서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제도적 보완을 하고 있다는 중앙정부의 태도를 믿지 못하겠다. 담배값, 주민세 인상은 서민증세"라고 지적했다.
이 구청장은 또 정부가 복지 재정부담을 지방정부에 떠넘긴 후 지방정부의 불만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가을 전국 기초 단체장 협의회에서 복지비용을 지방 정부가 감당할 수 없으니 지방세를 인상해주든지, 국세 지방세 비율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답은 지방정부가 방만하게 행정을 했는지 감사를 하겠다는 협박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지방자치에 대해 이 구청장은 "진정한 지방자치가 아니다. 20년 동안 나아진 부분이 없다"고 평가했다.
지방자치가 최소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구청장은 "국비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고치고, 6대4를 지향하는 실천이 있어야 박 대통령의 지방권한 강화 발언을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재정 부담 떠넘기기에 불만은 많지만, 이 구청장은 정부 탓만 하며 지역발전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이 구청장은 당선뒤 전임 구청장 시절 적자였던 동작구 예산을 정상화하기 위해 철저한 예산 절감을 단행했다. 결국 경상비·중복 사업비 등을 줄여 6개월 동안 동작구는 77억을 절감했다. 이 구청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쓰레기 처리 비용 약 10%(10억)를 추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구청장은 예산 절감을 하면서 사업비를 마련해야 하는 난관 앞에서 외부로 눈을 돌렸다.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 예산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51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지난 12월에는 4년간 100억원이 투입되는 서울시 도시재생시범사업에도 선정됐다.
이 구청장은 "자체 재원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 재원을 지역에 투자하게 하는 것이 자치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주민 선물"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지원을 끌어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장우 동작구청장이 지난 23일 구청장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이 구청장과 인터뷰 전문
▲구청장으로 왔을 때, 동작 미래에 대한 비전이 구청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6개월은 10년을 내다보는 비전을 수립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지난 신년사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었습니다.
비전의 첫 번째는 절대로 사람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의 가치를 지켜내는, 사람 사는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 일을 하겠습니다. 사람의 가치를 지키는 일인 보육 문제, 일자리 문제는 4년간 연단위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4년간 국공립 어린이 집을 12개 개소해서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 2명 중 1명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또 여성, 어르신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계획도 있습니다.
지역발전을 위한 지역별 특성화 전략도 수립했습니다. 예를 들어 핵심 공약 사항인 행정 타운을 조성해 동작 상업지역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겠습니다. 학교들이 많은 대방동은 혁신 교육 실현 모델로 만들겠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상도4동이 서울시 도시재생시범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이 곳을 서울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도시재생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인접한 구에 비해 낙후됐다는 주민들의 자괴감도 해소하겠습니다. 특히 서초구와 인접한 사당동 권역 주민들은 서초구와 동작구를 보는 시선이 다릅니다. 이곳 주민들은 동작구가 서초구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지역 정치인들에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동작구의 상업지역이 적기 때문입니다. 서초구는 고층 빌딩을 지어 투자를 유치할 수 있지만 동작구는 고층빌딩을 지을 상업지역이 한정돼 있습니다. 상업지역이 없어 동작구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흩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이를 획기적으로 바꾸고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1월14일 상도시장에서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사진=동작구청)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 한 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관내 어린이 집에서도 같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고, 이 사건 때문에 민간 어린이 집이 부모님들에게 불신과 외면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먼저 민간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에는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이 어린이 집이니, 어린이집에서 더 큰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어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또 보육교사에 대한 따뜻한 지도들 부탁하는 내용도 적었습니다.
어제(22일)는 동작구 가정 어린이집 원장들의 월례 회의가 있었습니다. 참석 계획이 없었지만 회의장에 찾아가서 이들을 격려하고, 아이들을 잘 보살펴 신뢰를 잃지 않도록 힘을 합치자고 부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경찰서와 합동으로 모든 어린이집에 대한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구청과 경찰서는 합동 점검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 집에는 CCTV를 설치했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일부만 설치돼 있습니다.가정어린이집은 극소수만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래서 신뢰 확보 방안으로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12월16일 신임 구립 어린이집 원장들을 만나고 있다.(자료=동작구청)
▲행정타운 조성 사업 목적은 신청사를 짓는 것이 아닙니다. 공공기관을 한 곳에 모아 동작구 상업기능 지역을 늘리자는 것입니다.
동작구의 상업기능 지역 비율은 서울 25개 구들 중 24번째입니다. 관악산을 끼고 있는 관악구도 동작구보다 1.5배 크기의 상업지역을 가지고 있고, 우면산을 끼고 있는 서초구도 동작구보다 넓은 상업지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작구 상업 지역의 50%는 노량진에 있습니다. 25% 위에는 노량진 수산시장, 경찰서, 구청이 있습니다. 행정기능을 하는 관청이 상업지역을 쓰고 있어서, 상업지역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구청과 경찰서가 장승배기로 이전하면 최소한 그 자리에 민간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됩니다.
현재 관내 공공 기관 중 경찰서, 소방서, 우체국, 의회가 이전을 동의했습니다. 이전 부지에는 교육청, 보건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행정타운 조성에 관내 기관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입니다.
청사 이전은 서울시와 구가 자체 재정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안전행정부 등 중앙정부 예산이 투입되면 사업 기간이 길어지고 규제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동작구청 건물은 준공한지 30년 이상 지났고 그 동안 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서울시 신청사 건설 요건에 부합됩니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 이 요건을 갖춘 곳은 동작구 한 곳 뿐입니다.
현재 시와 구청이 신청사 건축비를 50%씩 부담하는 조건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전하려는 부지 가격이 지금 부지의 3분의 1이기 때문에, 이전하면 동작구에 여유 재정도 생깁니다.
동작구 경찰서는 2017년이 청사 사용 마지노선입니다. 현재 노후가 많이 진행 됐습니다. 경찰서도 별도 예산을 투입해서 리모델링을 하던지 신청사를 구비해야 합니다.
주민들도 행정타운조성에 큰 기대를 가지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네가 바뀔 것이라며 서둘러 달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그래서 동작구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청사 신축 목표는 2019년 착공해서 2021년에 준공하는 것입니다. 의회 등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준비 하고 있지만 시간은 넉넉하게 잡았습니다. 경철서는 아직 이전 부지 논의를 하지 못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서울시의 한강변 자치구 11개 중 동작구만 한강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수변 공원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소외돼 있는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기획재정부와 서울시가 '한강 관광 자원화 사업' 용역을 진행할 때 동작구가 용역 사업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 연구 기관을 뛰어다녔습니다. 그 결실로 지난 12월말 박원순 시장이 토론회에서 동작구가 요구하는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노량진과 63빌딩, 노량진과 노들섬을 잇는 보도육교 신설입니다. 또 서울에서 최고의 야경을 볼 수 있지만 알려지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용봉정을 노량진과 연계시켜 한강 관광 중심축으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이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기관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은 오는 8월 1단계 사업 종료되고 2단계 사업이 시작됩니다, 수산 시장 측에서는 수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모은 후, 세계적인 수산 복합 테마 파크를 조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수도자재사업소라는 3만평 규모 야적장이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 곳을 개발해 준다면 노량진은 훌륭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게 됩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개발사업은 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협의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반영되도록 행정적 의논을 하고 있습니다.
2단계 사업을 진행할 때 노량진과 여의도를 잇는 보도 육교를 수협예산으로 짓는 것이 관철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노량진과 수산시장은 철로로 단정돼 있는데, 수산시장이 주민 친화적인 시장으로 바뀔 수 있도록 수협측에 통로 개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지난해 11월26일 노량진 노점상 밀집지역을 시찰하고 있다.(사진=동작구청)
▲장재터널 사업은 문제가 있습니다. 동작과 강남을 이어주는 도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재터널은 201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터널이 완공되면 8차선 도로가 사당동에서 4차선으로 줄어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마어마한 교통량을 동작구가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 사당로 확장 사업은 서울시에서 사업 계획도 수립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사업 결정도 안된 사업과 연계해 장재터널을 개통할 경우 피해는 사당동 주민들이 지게 되고, 그 여파가 상도동, 노량진까지 넘어오게 됩니다.
동작구의 요구는 장재터널을 개통하는 것보다 사당로 확장을 우선해달라는 것입니다. 동작구를 지나는 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드는 문제를 지역 정치인들이 선거에 악용하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사당동 주민들도 장재터널을 개통하는 건 좋지만 사당로 확장이 없으면 장재터널 개통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대부분 걱정하고 있습니다.
동작대로 일대 상업지역 확대는 사당동 주민들의 숙원 사업입니다. 사당동 주민들은 동작구에 상업·문화시설이 부족하다며, 상업지역으로 전환해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역의 모든 정치인들이 여기 뛰어들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인허가권은 서울시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단체장과 시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취임하자마자 박원순 시장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지역을 주민들이 공동 개발할 경우 종상향 조치를 해주고 상업지역으로 전환해주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주민들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동 개발에 반대하고 개별 개발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까지 서울시와 소규모 단위 특별 계획 구역으로 묶어 개발을 할 경우 상업지역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부분까지 합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여전히 개별 개발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작구는 주민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서울시와 의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개발 계획 없이 종상향을 해줄 경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토지주, 건물주만 이익을 얻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익 일부를 사회가 환수해야 하는데 환수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개별 개발을 한후 이익을 환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사례들을 조사해 정책 건의 위해 리포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절충점을 찾기 위해 사례를 찾다보니, 뉴욕에서 '특별과세구역' 제도를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고, 유럽 선진국들도 이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별과세구역은 블록을 정해서 개별 개발을 하도록 하고 부동산 잉여 이익 부분은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입니다. 개발을 하지 않으면 세금은 발생하지 않지만, 개별 개발을 하는 시점에서 가격 변동이 이에 따라 세금을 징수하도록 하는 것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동작구에는 흑성동, 노량진 뉴타운 지역이 있습니다. 노량진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노량진 9개 구역 중 정상 추진 되는 곳은 1개 뿐이고, 그 곳도 입주 완료가 되려면 멀었습니다.
취임 이후 6개월 간 집단 민원이 많았는데 90%가 뉴타운 지역 주민 갈등이었습니다. 보름 동안 구청 복도에 누워있었던 사람도 있습니다.
뉴타운은 도시정비법에 묶여있어 기초 단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지난 가을 서울 단체장들이 모여 뉴타운 출구전략 TF팀을 구성하고 해법을 연구했었습니다. 이를 서울시와 국회에 정책 건의하고 법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뉴타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빨리 완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주민 의견이 팽팽해서 진행이 어려운 것은 해제가 쉽도록 제도를 변경하는 것입니다. 개발이 필요한 곳은 민간 개발 사업으로 유도하는 것도 구청장들이 요구하는 것입니다.
노량진 뉴타운은 손도 못대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흑석동은 교통 환경 등이 좋아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흑석동은 11개 사업 구역 중 3개는 주민 입주가 됐고 3개 구역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10구역은 뉴타운 지역에서 해제됐습니다.
▲사람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동작구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첫 약속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 범죄 청정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작구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력범죄 발생율이 최상위 수준입니다. 강남, 종로처럼 유흥 업소 밀집 지역이나 구로처럼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구들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동작구는 대부분 주거지인데도 범죄가 많습니다. 원인을 조사해보니 절도와 여성 폭력 등 여성 관련 범죄들이 많았습니다.
동작구는 효과적인 범죄예방 정책인 셉테드(CPTED)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셉테드는 도시디자인에서부터 범죄심리를 제어하는 기법입니다.
올해는 2개 지역을 선정해서 시범사업을 하고 임기 안에 전 지역에 실시하려고 합니다. 작년에는 제도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의회에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자치구 중 셉테드 도입 조례를 만든 곳은 동작구가 최초입니다.
신축 건물을 허가할 때 셉테드 가이드라인을 맞추도록 제시했습니다. 신축 건물 엘리베이터는 밖에서 안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소형 건축물에는 무인 택배함을 설치하도록 하는 것 등 입니다.
셉테드는 예산 부담이 적고 민간 문화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입니다. 주민 참여를 전부터 끌어냈기 때문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지난해 8월28일 추석을 맞아 노량진 고시촌 골목을 청소하고 있다.(사진=동작구청)
▲정책과 관련된 행사에는 항상 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올해 신년 인사회가 끝난 후에도 바로 청사 이전 부지 재래시장에 가서 상인들과 만나 계획과 대책을 논의 했었습니다.
또 올해 경로당 냉난방비 예산이 줄어서 어르신들이 걱정하고 있는데, 경로당 찾아가서 관련 내용을 말씀 드렸습니다. 구가 운영하는 창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과 만나 보육정책과 필요한 정책을 이야기 했었습니다.
오늘(23일)도 오후에 지역 봉사단체에 방문해 필요한 것들을 들어볼 계획입니다. 바로 뒤에는 뉴타운 지역 부녀회 모임에 초대됐습니다. 뉴타운 지역 주민들이 필요한 것들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같은 현장 탐방이 다음주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설이 지나면 각 동별로 동정 보고회를 합니다. 이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이 토론하면서 특성화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4월에는 일일 구청장 형식으로 주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작구는 2년에 걸쳐 적자 예산이 편성됐었습니다. 복지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당선 된 후 제일 먼저 주민들에게 1년만 참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1년만 허리띠 졸라매자고 요청하고 6개월 동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경상비성 예산과 중복되고 불필요한 사업, 인건비성 직원 여비를 줄이고 줄여 77억을 절감했습니다. 앞으로는 연간 약 90억이 들어가는 쓰레기 처리비용에서 10억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산을 절감 중이지만 동작구가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재원을 만들기 위해 의회, 시청, 세종시를 뛰어다녔습니다. 그 결과 517억원의 중앙정부, 시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도시재생 사업 관련 서울시 공모 사업에도 뛰어들어 4년간 100억 사업을 유치했습니다.
자체 재원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 재원을 지역에 투자하게 하는 것이 자치구가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지난 하반기 때 지방 재정 논란이 커졌을 때 중앙 정부에서는 해결책으로 담배세, 주민세 인상안을 제시했었습니다. 정부의 담배세, 주민세 인상으로 지방 재정이 좋아지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세무담당 부서에 분석을 지시했었습니다. 그 결과 동작구 세입은 연간 2억600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구 예산이 3616억이었던 것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제도적 보완을 하고 있다는 중앙정부의 태도를 믿지 못하겠습니다. 담배세, 주민세 인상은 서민증세입니다.
지방정부 재정에 도움이 되려면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를 지방정부에 배려해야 합니다. 지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2입니다. 이 부분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최소한 지방정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에 신뢰성이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서울시를 제외한 광역단체 장을 임명직으로 전환하고 전국 모든 기초 의회를 폐지하겠다고 했는데, 이 안이 정부의 공식적인 안입니다.
또 최근 행자부에서 일반구를 통합하는 대동제를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를 흔들어서 동요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불신을 야기시키려는 목적으로 의심될 만큼 나쁜 제안들을 정부가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지방 정부에 권한을 넘겨주겠다는 말이 지방 정치를 하는 사람은 피부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딱 20년 째입니다. 20년 동안 어떤 권한도, 재정적 지원도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균형 발전을 위해 종부세는 지방에 쓰여져야 한다며 종부세를 지역에 투자했었지만 그 마저도 없어졌습니다. 서울 외 지방 기초단체 재정 자립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준입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복지비 부담을 지방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고치고, 6대4를 지향하는 실천이 있어야 박 대통령의 지방자치 권한 강화 발언에 신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지난해 7월8일 상도2동 감자나눔 행사에 참석했다.(사진=동작구청)
▲서울 자치구청장들이 복지비 예산 3개월 분을 미편성했었습니다. 재원도 없고 중앙정부의 복지재정 전가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동작구도 올해 예산 중 복지 비용 비율이 54%를 넘었습니다.
지자체들의 요구는 중앙정부가 보편적 복지 부분을 책임져 달라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면 복지 재정을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있게 세원 비율을 개편해 달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국회가 법을 정해서 기초 연금과 무상보육을 실행하고 책임은 지방정부에 부담시켰습니다. 광역 단체에서라도 책임을 져야 하는데 중앙정부와 똑같이 구에 책임을 부담시켰습니다.
구청장들은 박원순 시장에게 ‘중앙정부와 같이 싸우자, 그리고 중앙정부처럼 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합니다. 시도 재정 여건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서울시가 모법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가을에도 전국 기초 단체장 협의회에서 복지비용을 지방 정부가 감당할 수 없으니 지방세를 인상해주던지, 국세 지방세 비율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었습니다.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답은 지방정부가 얼마나 방만하게 행정을 했는지 감사를 하겠다는 협박이었습니다. 이것은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서울 자치구들의 재정 자립도는 대부분 30% 안팎입니다. 강남, 서초, 송파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지금은 진정한 지방자치가 아닙니다. 20년 동안 나아진 부분이 없습니다. 중앙정부와 광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