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가 소득에 따라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연기하겠다고 밝힌 데에 대해 과세 공평성을 훼손하고 국정과제를 무책임하게 파기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13월의 세금, 연말정산의 악몽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또다시 14월의 건보료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안 지켜진 것인 한 두 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 실망이 정말 큰 것 같다. 고소득자의 부담을 줄이고, 그들이 두려워 국정과제를 포기했다"며 "이런 정권에 박수를 보낼 국민은 없다. 오직 지지율 하락만이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힌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추가 소득이 있는 직장인과 소득이 높은 피부양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올리고,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서민에게 증세의 고통을 주고 있고, 복지는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다. 그런데 재벌감세는 끝까지 지키겠다고 한다.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는 모두 허언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건보료 문제에 대해 정부는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논란이 잦아들고 있지 않다. 주민세는 소득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소득 역진적 세금이라 과세 공평성을 훼손하고, 자동차도 생계를 위해 소유하는 영업용 승합차, 화물차 등에만 세율 인상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조세 정책 전반을 비판했다.
김관영 의원은 "핵심적 국정과제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포기 선언은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며 "저는 이 상황이 무정부 상태에 준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심각한 국정난맥이 국민들이게 어떻게 보일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 역시 "모든 조세와 보험료에는 정의라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소득이 많은 사람이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이 적게 내는 것이 사회보험의 대원칙"이라며 "정부 스스로 앞으로 부자감세 기조를 유지하고 서민증세 기조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발표 연기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