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비만? 승차감도 OK! '쏘나타 하이브리드'

입력 : 2015-01-30 오전 11:47:3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하이브리드 차량의 상징적 이미지는 높은 연비다. 현대차(005380) 역시 'LF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설명할 때 엔진과 전기모터, 두 개의 심장으로 달리는 차로 연비가 높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달 23일부터 26일까지 4일 동안 신형(LF) 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모델을 탔다. 평일에는 출퇴근 시간대에 이용했고, 주말에는 서울에서 안산을 왕복했다. 총 주행거리는 185km, 트립 최종연비는 15.5km/ℓ로 나왔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모델의 17인치 타이어 기준 공연연비는 17.7㎞/ℓ다. 시승기의 성격상 급제동, 급출발 등 다소 극단적으로 운전을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실제 연비는 좀 더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의 원리는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속도를 줄일 경우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충전된 배터리를 일반주행 시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킨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가 소진되거나 높은 출력이 필요할 때만 가솔린 엔진이 가동된다. 전기로 가동되는 구간에서는 당연히 연료 소모도 없다.
 
연비에 주목하고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탔지만 시승을 마친 후에는 연비보다 승차감에 매료됐다. 놀이동산의 전기기차를 타는 느낌이랄까. 전기차(EV) 모드에서는 신호가 걸려있는지 헷갈릴 정도로 미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정속주행을 하면 시속 55km까지 EV모드가 유지됐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는 좋지만 주행성능은 떨어진다, 가속 응답성도 낮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면서 초기 가속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누우 2.0 직분사(GD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 출력은 기존 제품 대비 4% 향상됐다. 최고출력 156마력(ps)에 최대토크 19.3kg.m의 동력성능을 구현한다. 다만 디젤 같은 폭발적인 출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급속도로 출력을 높일 경우 순간 소음도 크다.
 
◇하이브리드차량의 원리는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속도를 줄일 경우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충전된 배터리를 일반주행 시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티다.(사진=현대차)
 
저속·저토크 주행뿐 아니라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하면 120km/h의 고속주행 중에도 EV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덕분에 연료소모뿐 아니라 엔진소음도 적었다. 하지만 풍절음은 잡지 못했다. 120km/h 이상으로 고속주행을 할 때는 문틈 사이로 느껴지는 풍절음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차량 자체의 안전 장비도 충실하다. 사이드미러에는 경고등이 내장돼 있어서 운전자석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차량이나 사람이 있을 경우 경고를 해준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은 불가피하게 스마트폰을 본다거나 내비게이션으로 시선을 돌릴 경우 핸들도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데 때마침 경고를 통해 경각심을 일으켰다. 또 굴곡이 심한 곳을 코너링할 때마다 비슷한 구간에서 경고음이 울려 평소 운전습관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을 설정해놓으면 차선을 벗어날 때마다 수시로 경고를 해준다.(사진=뉴스토마토)
 
가장 인상적인 것은 관성주행 안내다. 운전을 하다보면 계기판에 '관성주행'이라는 경고가 뜬다. 운전자가 가급적 액셀을 적게 밟으면서 기존의 달리던 힘을 이용해 주행하도록 도와준다. 진행 방향을 변경하거나 감속이 되는 경우 내비게이션으로부터 도로 분석 정보를 받아 가속페달을 덜 밟게 하는 원리다. 국내 중형 차량 최초로 적용됐다. 관성주행 안내 덕에 불필요하게 속도를 내지 않아 안전운전이 가능할 뿐아니라 연비에도 도움이 됐다.
 
운전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느낄 수 있었다. 가령 좌회전을 할 때 왼쪽 방향지시등을 넣고 돌면 저절로 꺼지지만, 차선을 변경한 경우에는 직접 원상태로 돌려줘야 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방향지시등을 반만 누르면 일정시간 후 저절로 꺼진다. 시간은 3초, 6초 등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신형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내관(사진=뉴스토마토)
 
스티어링 휠(핸들)은 아쉬웠다.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팔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원형으로 만들지 않고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형식의 비정형 스티어링이 대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비정형이기는 하지만 위쪽만 그렇고 아랫쪽은 매끈한 원형이다. 앉은 키가 작은 사람은 보통 아래부분을 잡고 핸들을 조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편했다. 또 운전 시 손시림을 방지하기 위해 온열핸들이 적용됐으나 그저 미지근한 느낌이었다.
 
LF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주행보조장치 중 실망스러웠던 부문은 우적감지센서(오토와이퍼)다. 비 오는 양에 따라 적절한 세기의 움직임을 판단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술인데, 실제 사용해보니 비가 거의 오지 않음에도 작동한다거나 시야가 잘 안 보임에도 움직이지 않아서 결국 수동으로 설정해야 했다. 또 후면유리에 와이퍼가 없어 그때그때 물기를 제거할 수 없어 시야 확보에 불편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뒷좌석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성인 남성 3명이 앉아도 좁다는 느낌은 없다. 문 하단에 위치한 음료 거치대를 비롯해 2단계 조절이 가능한 열선기능도 탑재됐다.
 
◇차량 가운데 led 조명을 설치하는 대신 뒷좌석에서 책을 읽거나 서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좌우에 배치했다.(사진=뉴스토마토)
 
실내등 역시 효율적으로 위치했다. 보통 헤드업 콘솔 부분에 하나, 차량 한 가운데 하나 이렇게 두 개가 있다. 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차량 한 가운데 조명을 둔 대신 뒷좌석 좌, 우에 위치해 있다. 뒷좌석에서 책을 읽거나 서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어둡더라도 조명을 모두 켜면 사각지대 없이 차 내부를 살필 수 있다.
 
뒷좌석에 누워서 잠을 자거나 미용상의 이유로 자외선을 피하고 싶을 경우에는 좌우 창문 뿐 아니라 차량 후면 유리에도 선쉐도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암레스트(팔걸이)를 내리면 트렁크와 연결된 구멍이 뚫려있다.(사진=뉴스토마토)
 
좌석 중앙에 있는 암레스트(팔걸이)를 내리면 트렁크와 연결된 구멍이 뚫려있다. 긴 건축자제나 보드 등 트렁크에 가로로 들어가지 않을 경우 이용하면 된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배터리가 트렁크에 있어 적재 공간이 좁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보조타이어 공간 내부로 이동시 총 380리터의 공간을 확보했다.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실내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내비게이션, 공조기,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등이 배치돼 있다. 기어박스에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주행모드, 뒷유리 전동식 선쉐이드버튼, 오토홀드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사이드브레이크가 기어박스에 위치해 있다.(사진=뉴스토마토)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페시아(계기판)는 배터리 충전 상황, RPM, 속도 등을 알려준다.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주행상태, 주행 방향, 운전모드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기어노브 주변에 위치한 수납공간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덮개를 씌워 깔끔하게 할 수 있다. 핸드스틱에 씌워진 가죽부츠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실용도는 떨어졌다. 커버가 표시를 가려서 D인지 D1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기어노브 주변에 위차한 수납공간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덮개를 씌워 깔끔하게 할 수도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음향도 우수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JBL의 서브우퍼와 센터 스피커, 8스피커가 장착됐다. 다만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한 후 전화 통화할 때는 차에서 통화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상대방까지 소리가 울린다는 느낌이 강했다. 
 
개인적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계기판에 표시되는 길 안내였다. 평소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운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방향치다. 때문에 내비게이션은 필수인데, 가끔 길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전혀 다른 곳으로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계기판에 가장 최근 길 안내를 간소화된 형식으로 알려준다. 매우 유용했다.
 
◇계기판에 간소화된 길 안내가 제시된다.(사진=뉴스토마토)
 
외관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매쉬타입과 가로 수평형 등 두 타입의 대형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HID 헤드램프는 형상과 내부 디테일에 변화를 줘 강인함을 배가했고, 발광다이오드(LED) 타입의 리어 콤비램프도 적용했다. 측면부는 절제된 선을 이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전용 디자인의 히든형 머플러를 후면부에 장착해 안정감을 준다.
 
◇(사진=현대차)
 
세제 혜택 후 판매가는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 모델은 2870만원, 최상위인 프리미엄 모델은 3200만원이다. 아직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시장이 개화되지 않아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현대차가 조금 더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택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LF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평소 운전을 할 때 연비를 좋게 나오게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그저 편하게 운전하면서 가솔린차의 정숙함을 살린 차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편의사양은 이번 LF쏘나타에도 그대로 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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