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서울에 사는 A씨는 얼마 전 생각지도 않은 지출을 해야 했다. 교통사고 후 렌트를 했던 차량이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를 당한 A씨는 차량 수리기간 동안 렌트를 해야 했다. 국산 중형차를 타는 A씨지만 렌트카 직원은 외제차를 렌트해준다고 했다. 평소 꼼꼼한 성격인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렌트카 자차 담보를 확인하고 차량을 인수 받았다. A씨는 들뜬 마음에 렌트카를 타고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과속을 하게 됐다. 결국 과속으로 인해 사고가 났고 렌트카는 심하게 망가졌다.
사고가 난 것이 속상하기는 했지만 자차담보를 확인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A씨. 하지만 문제는 사고로 발생한 렌트카의 '휴차료'였다. A씨는 렌트카 수리기간 동안 운행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휴차료를 부담해야 했다. 휴차료는 1일 영업수입에서 운행경비를 뺀 금액으로 산출돼 보통 하루 렌트 비용의 70~80%정도로 책정된다. A씨는 총 500여 만원의 휴차료를 렌트카 업체에 지불했다.
이처럼 교통사고 시 피해자의 차량보다 높은급의 차량을 렌트해주는 것은 이미 관행이 됐지만 보험사고로 렌트를 할 경우 렌트카 업체에 휴차료를 보상해주는 보험이 없어 고객들의 주의를 요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손보사가 판매하고 있는 보험상품 중 렌트카 휴차료를 보장하는 담보는 장기렌탈자동차렌트비용담보특약, 렌트자동차 손해담보 특약 등이 있지만 이 특약들은 보험사고로 렌트한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차 종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높은 사항의 옵션과 자차 보험 가입을 서비스로 내세우는 등 렌트카 회사의 경쟁은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렌트카 업그레이드가 자칫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차량보다 더 높은 등급의 차량은 렌트해준다는 소리에 덜컥 차량을 받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가 날 경우 휴차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제차의 경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휴차료를 부담한 고객들도 있다. 특히 수리가 오래 걸리고 렌트비용이 비싼 외제차의 경우 휴차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렌트회사 관계자는 "3년 동안 근무하면서 최대 1500만원 까지 휴차료로 받아봤다"며 "값 비싼 외제차의 경우 하루 렌트비용이 200만원 가까이 해 하루에 100만원 이상 휴차료로 받는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좋은 차를 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털컥 차량인수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차량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렌트를 하지 않고 교통비를 지급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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