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한 상승 랠리를 진행해 오면서 현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증시에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압박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12.8배로, 전 세계 시장 및 이머징 시장과 비교한 상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높은 수준이다.
또 절대적 측면에서도 지난 2007년 PER 전고점인 13.4배와 비교할 때도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를 놓고 시장 안팎에선 이 같은 고평가 수준이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의 증시 유입에 적잖은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 대다수는 우리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나 높은 수준임에는 분명하지만 상승 추세에 있는 증시의 발목을 잡을 정도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밸류에이션의 낮고 높음을 평가하는 PER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향후 기업이익 전망을 기준으로 하게 되는데 최근 기업이익의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경기사이클이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기업이익에 대한 하강속도로 완만해지면서 향후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양해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고평가 돼 있지만 경기사이클이 바닥을 지나고 있고 기업이익 또한 상향되고 있는 추이를 감안할 때 향후 PER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밸류에이션 고평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지난 1997년의 경우에도 급격한 경기하락과 기업이익 하락국면에서는 PER은 고평가를 받았다”며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기업이익 컨센서스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1분기 이후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기업이익도 점차 증가한다고 할 때 밸류에이션 고평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없다는게 양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김동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분석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 초기에 PER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반등 국면에서 밸류에이션이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과거 PER과의 비교시에는 금리수준에 대한 고려를 같이 하는 것이 타당한데, 현재의 PER은 정상구간 이내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은 무위험수익률에 의해 상대적으로 결정되므로 낮은 금리 수준은 PER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등의 1분기 실적발표 등을 중심으로, 기업이익의 개선 여부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국내 증시의 재상승의 여지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PER(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가 높으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