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는 당뇨병 신약 2품목이 올해 국내에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 약제는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는 물론 체중감소까지 기대할 수 있으나 주사제라는 한계점이 있어 향후 당뇨병치료제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출처=GSK, 릴리)
4일 업계에 따르면 주1회 당뇨병 주사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탄제움(성분명 알비글루타이드)'와 한국릴리의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가 현재 국내 허가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GSK 관계자는 "탄제움의 허가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해 놓은 상태"라며 "연내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릴리 관계자는 "트루리시티는 이르면 상반기에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두 약제는 모두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들 약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로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경구용 당뇨병치료제인 디펩티딜 펩티다제-4(DPP-4) 억제제와 같은 인크레틴 기반 약물이다. DPP-4 억제제는 약 5000억원 규모의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GLP-1, GIP 등)을 분해하는 효소(DPP-4)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반면 GLP-1 유사체는 인크레인의 한 종류인 GLP-1 유사물질을 직접 몸 속에 넣는 개념이다.
이런 까닭에 GLP-1 유사체는 DPP-4 억제제 보다 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화혈색소(HbAIc)의 경우 보통 DPP-4 억제제는 0.8% 가량, GLP-1 유사체는 1~1.5% 강하 효과를 보인다. GLP-1 유사체는 체중감량 효과도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GLP-1 유사체는 주사제라는 점과 약제 특성상 식욕저하와 오심, 구토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GLP-1 유사체는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 가운데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인슐린 치료를 할 수 없는 환자에게만 보험급여를 인정하고 있어 처방이 저조한 상황이다.
국내에 이미 하루 2회, 하루 1회 주사제가 시판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는 약제 2품목이 시장에 등장함에 따라 당뇨병치료제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 교수는 "주 1회 주사제는 주사횟수를 줄여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기존 하루 2회, 하루 1회 주사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대가 된다"며 "하지만 현재 급여기준 완화에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실제로 완화되기 전에는 처방이 크게 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제약사로는 한미약품이 월 1회 투여하는 GLP-1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