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상옥 대법관후보, 자진사퇴로 마지막 양심 보여야"

원혜영 "박 후보자, 사법 정의 실현 가장 맞은편 섰던 인물"
이종걸 "박종철 군, 물고문·사건 축소은폐 이어 세번 죽을 위기 처해"

입력 : 2015-02-06 오전 10:38:16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인사청문회 자료에서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담당 검사 경력을 누락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여론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2일 서울지방변호사협회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 박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후보자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에 관여한 검사로서 대법관이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87년 민주화 운동의 산물은 현행 헌법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박 상옥 후보자는 자진사퇴해야만 한다"며 "이미 인사청문회 후보자로서 과거 이력을 숨긴 것만으로도 사퇴 이유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은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통해 마지막 남은 양심을 국민에게 보여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혜영 비대위원은 "사법부 최고기관인 대법원은 사법 정의와 인권의 마지막 보루다. 법과 양심에 따라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분이 대법관에 임명돼야 한다"며 박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을 반대했다.
 
원 비대위원은 "박 후보자는 우리 현대사에서 민주화의 결정적 계기가 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한 수사팀의 검사였다. 만일 그때 이들의 축소·은폐 기도가 성공했다면 87년 그 뜨거운 봄, 여름의 직선제 투쟁이 가능했을지 소름이 끼친다"며 박 후보자의 자질에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사법 정의를 지키는 것과 가장 맞은편에 서있던 인물이 어떻게 대법관에 지명되는지 개탄스럽다"며 "박 후보자는 과거 행적에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요지부동할 때가 아니라 참회의 뜻으로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비대위원은 아울러 "박 후보자 지명은 대법관 후보 선정 절차에 중대 결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국회가 대법관추천위원회 규칙의 근거법이 되는 법원조직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비대위원은 "10명 중 7명이 현직 법조인으로 채워지는 대법관추천위원회에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후보자 자질과 도덕성을 제대로 검증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관련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대법관 인사청문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걸 의원은 "87년 1월 박종철 군이 갑자기 대공분실에 끌려가 물고문으로 죽었고 다섯 명의 고문 가담을 축소·은폐하면서 두 번 죽였다. 이번에 박 후보자를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하면서 박종철 군이 세 번 죽을 위기에 놓였다"며 탄식했다.
 
이 의원은 "17일이면 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의 임기가 종료되면서 국회가 임명동의를 처리하지 않으면 대법관의 공백이 생기는 정치적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저희 청문위원들 전원이 지금으로서는 박 후보자가 사퇴하는 것 만이 길이라고 생각하며 청문회 일정을 진행하지 못 하고 있다"며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재차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박상옥 대법관의 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관련 경력을 근거로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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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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