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포미닛, '센 걸(girl)'로 컴백

입력 : 2015-02-09 오후 2:07:25
◇걸그룹 포미닛.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현아, 권소현)이 새 앨범을 내놨습니다. 9일 발매된 포미닛의 여섯 번째 미니앨범엔 타이틀곡 '미쳐'를 포함해 총 6곡이 실렸는데요.
 
포미닛의 새 앨범은 두 가지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우선 포미닛이 잠시 잊어버렸던 자기 색깔을 되찾았다는 겁니다. 지난 2009년 '핫이슈'로 데뷔할 당시 강렬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포미닛은 이후 '이름이 뭐예요?', '오늘 뭐해' 등의 노래를 통해 좀 더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줬었는데요. 이번엔 정말 제대로 '센 걸(girl)'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섹시 아니면 청순으로 걸그룹들의 콘셉트가 양분화된 요즘 가요 시장에 걸그룹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겁니다. 포미닛은 섹시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파워풀한 느낌을 더해 자신들만의 색깔을 보여주는데요. 멤버들은 수록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타이틀곡 ‘미쳐’는 트랩 장르의 곡입니다. 요즘 전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힙합 장르죠. 국내 아이돌 가수 중엔 지난해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이 '굿보이'란 곡을 통해 이 장르를 선보이기도 했었는데요. 걸그룹이 트랩 장르의 음악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청순하고 예쁘기만 한 걸그룹들로선 트랩 장르를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미쳐'는 지루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내용을 담은 곡입니다. 강렬한 비트 위에 반복되는 "미친 것처럼"이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입니다. 한번 들으면 흥얼거리며 따라부르게 되는 대중적인 곡 진행 방식에 포미닛만의 개성 있는 색깔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만한 노래입니다.
 
 
2번 트랙에 실려 있는 노래가 '1절만 하시죠'인데요. 제목에서부터 뭔가 센 느낌이 들죠. 주위의 편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힙합 곡이고요. 강렬한 신디사이저가 인상적인 곡인데 "1절만 하시죠"라는 가사가 반복되면서 곡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그리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멜로디의 후렴구는 곡 전체를 이끄는 파워풀한 랩과 극적인 대조를 이루면서 인상적인 반전을 만들어냅니다.
 
3번 트랙의 '간지럽혀'는 멤버 권소현이 작사에 참여한 노래인데요. 연애에 능숙한 남자에게 반해버린 여자의 마음을 표현해냈습니다. 음의 고저 없이 진행되는 멜로디 라인이 유니크한 느낌을 주고요, 
 
전지윤은 4번 트랙의 '눈에 띄네'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요. '눈에 띄네'는 문득 눈에 띈 남자에게 과감하게 고백하는 솔직 당돌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평키한 느낌의 디스코곡입니다. "눈에 띄네, 눈에 눈에 띄네"라는 반복되는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멤버들이 선보이는 톡톡 튀는 느낌의 랩핑이 듣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5번 트랙의 '쇼미'(Show me) 역시 강렬한 음색과 도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인데요. 포미닛이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음악을 들려주려고 하는지 잘 보여주는 곡입니다. 힙합에 록적인 요소가 더해져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는데요. 마지막 트랙에 담긴 '추운 비'는 이와는 정반대 색깔의 노래입니다.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달 선공개됐던 노래인데요. 이별에 상처 받은 여자의 감성을 담아낸 발라드곡입니다. 
 
포미닛의 이번 앨범은 상당히 영리한 기획에 의해 탄생한 작품이란 인상을 줍니다. 걸그룹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나 홀로 '센 이미지'를 앞세운 포미닛이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데뷔 7년차를 맞은 포미닛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앨범입니다.
 
< 포미닛 미니6집 'Crazy'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초심으로 돌아간 센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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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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