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앞다퉈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등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통화전쟁이 일어난 영향이다.
(사진=뉴스토마토)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은 방향성 없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9.4원이나 급등한 1093.9원에 마감했고, 2일에도 9.8원이나 뛰었다. 반면 3일과 4일에는 각각 5.9원, 13.3원씩 급락해 2거래일 동안 20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외환시장도 장중 10원 가까이 급등하는 장세를 보이다 5.2원 오른 1094.9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환율 레인지는 최저 1077.3원과 최고 1109.9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폭이 커진 이유는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 완화정책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말 일본 중앙은행(BOJ)이 깜짝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이 3월부터 월간 800억 유로 국채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또 스위스, 인도, 캐나다, 호주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중국 인민은행도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 통화 완화정책 기조에 동참하며 변동폭을 키웠다.
독일의 도이체방크가 산출하는 '외환시장변동성지수(CVIX)'는 지난해 11월 말 8.5%에서 12월 9.5%로 상승했고, 올해 1월말에는 11.7%로 올랐다.
앞으로 외환시장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광혁 이트레이트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3~4월에 가장 높아질 것"이라며 "이후 달러화 약세로 2분기 이후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도 "최근 환율시장은 달러 강세에 따른 아시아통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통화정책 격차가 확연히 보이고 있다"며 "변동성 장세가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10여개 나라가 통화완화 조치를 취한 가운데 이들 국가들이 추가 조치를 취하거나 새로운 국가가 가세하면 글로벌 통화완화 기대 심리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단기간 내 다수 국가의 통화완화 조치가 집중된 점이 미국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컨센서스와 반대되는 흐름으로 심화될 경우 외채 부담 급증 및 대규모 환손실이 우려돼 환율 변동성은 그 자체로 기업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