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방공무원 전세자금 지원 차별

대출한도 5000만원..일반 공무원보다 낮아
10년차 소방관도 지원 받기 어려워

입력 : 2015-02-11 오후 7:00:53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소방공무원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도 일반 공무원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소방공무원에 대한 전세자금 지원 예산으로 20억원이 배정됐다.
 
서울시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조례 제7조에 의거, 소방공무원의 주거안정과 생활기반 향상을 위해 무주택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전세자금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무주택 소방공무원이라면 임대보증금의 50% 이내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연 2.5%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례의 적용을 받는 서울시 본청과 사업소 소속 무주택 공무원은 7000만원까지 융자가 가능해 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시중금리가 낮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지난 2007년부터 연 3%를 유지하던 전세자금 지원 금리를 지난해부터는 연 2.5%로 낮췄다. 하지만 대출한도는 수 년 째 그대로여서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전셋값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평균 전셋값은 2억6672만원으로 20개월 연속 올랐다. 전셋값이 가장 낮은 연립주택조차도 1억4711만원에 달해 5000만원 한도를 전부 대출받는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대출이 불가피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일반직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에게 배정되는 전세자금 예산 총액부터가 다르다"며 "일반 공무원에게는 40억원이 배정되기 때문에 7000만원까지 대출해줄 수 있지만, 소방직은 예산이 20억원이어서 한도를 조금 줄이더라도 보다 많은 소방공무원에게 혜택을 주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이 턱없이 적어 전세자금 지원 대상에 선정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대상자 선정 기본지침에 따르면 100점 만점에 서울시 재직기간(30점), 무주택 기간(45점), 부양가족 수(25점)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최고득점자 순으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
 
서울시 재직기간 외에도 무주택 기간 또한 공무원 최초 임용일을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연차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즉, 연차가 낮은 직원은 사회초년생으로 주거비 대출이 꼭 필요함에도 수혜자로 선정되기 어렵다.
 
이에 일반직 공무원은 올해부터 전세자금 지원자 선정시 재직 2년차 이내 신규 직원을 의무적으로 10%를 선정하도록 했지만, 소방공무원은 아직 별도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 서울 소방공무원 전세자금 지원 대상자 선정기준 (자료=서울소방재난본부)
 
한 현직 소방관은 "올해 10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순위에 밀려 2000만원밖에 지원받지 못 한다더라"며 "어차피 그 금액을 지원받아도 전세 보증금 충당하기는 택도 없기 때문에 은행 대출을 추가로 받아야 했는데, 은행에서는 이미 전세대출을 받았다며 한도에 제한을 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방관은 "최근 안전에 대한 인식 때문에 시민들이 소방관을 보는 시선은 예전보다 많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지만 아직도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차별이 생기는 것을 볼 때면 여전히 소방관이라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소방재난본부는 연차에 따라 대출한도에 차등을 두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예산 총액이 정해져있는 만큼 점수가 낮아 순위에서 밀린다면 대출 잔액에 따라 지원액수가 달라질 수는 있다는 것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연차에 따라 다른 것은 아니며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지원 대상을 선별해야 하다 보니 선정기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잔액이 얼마 남았느냐에 따라 지원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전부터 감사원에서 일반 공무원과의 차별을 지적해왔고, 우리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예산을 28억원까지 확보하고 대출한도도 7000만원까지 상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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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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