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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삼성과 LG가 또다시 분쟁에 휩싸였다. ‘세탁기 파손’과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논란이 끝내 법정공방으로까지 치달았다. ‘세탁기 파손’ 논란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법정에서 다투게 된 데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논란과 관련해 양사가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난타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과 LG 간 신경전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양사의 주력 제품이 상당 부분 중복된 탓에 충돌도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가전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TV, 냉장고, 에어컨 등 전 부문에 걸쳐 충돌을 빚고 있다.
TV의 경우, 양사는 지난 2011년 3D TV 신제품을 출시한 후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진흙탕 싸움을 벌여왔다. 당시 삼성전자 임원이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을 비하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기술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변질되자 삼성전자 측은 비하 발언에 대한 사과편지를 전했고, LG 측에서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으로써 3D 기술을 둘러싼 양측 간 감정싸움이 일단락됐다.
다음해에 양사는 또 다시 부딪혔다. 이번엔 냉장고였다. 2012년 8월 삼성전자가 물붓기, 캔넣기 등의 방법으로 LG 냉장고와 용량을 비교한 영상을 광고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LG전자의 910리터 냉장고보다 삼성전자의 900리터 냉장고에 내용물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내용이 골자다. LG전자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며 10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고, 삼성전자도 500억원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섰다. 이후 법원의 중재로 1년 만에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삼성과 LG간 수백억원대 소송이 막을 내렸다.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놓고도 신경전이 펼쳐졌다. 삼성전자가 시장조사업체 자료를 근거로 자사가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 1위'라는 내용으로 광고하자 LG전자가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LG전자는 통계자료의 신뢰도를 문제 삼아 반발했고, 결국 삼성전자는 문구를 수정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양사의 갈등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술유출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을 벌였다. 검찰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유출과 관련해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문제는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LG디스플레이가 반발하며 소송전으로 번졌다. 결국 정부가 개입하며 이듬해 9월 소송전은 종결됐다.
한편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라이벌 관계인 만큼 신경전은 불가피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상대를 폄훼하고 힐난하면서까지 얻을 이익이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양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감정싸움은 과거 삼성이 사돈인 LG(당시 금성)가 영위하던 전자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 시작됐다"며 "LG가 삼성에 뒤처지면서 '삼성만은 이겨야 한다'는 오너의 경쟁의식이 발동했고, 삼성도 이에 맞수를 두면서 사정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